<취재수첩>대의정치 공백기에 빠진 광주

진창일 정치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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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다.” 광주지역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대체적 평가다. 유권자가 던진 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의 존재가치는 유권자의 뜻을 대변하라는 대의정치(代議政治)가 실현될 때만 확인된다. 그런데 광주 지역구 8석 국회의원 중 7석을 차지하는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들은 각자도생, 저마다 다음 총선에서 당선될 정치적 수 싸움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광주지역 당원들의 구심체인 각 당 광주시당의 현주소만 봐도 알 수 있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조직이 와해되다시피 무너지면서 광주시당 이름으로 마땅한 성명서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장을 비롯해 5개 기초 자치단체장을 당선 시키지 못해 빚어진 결과라지만 당원들 스스로 “조직이 붕 떠버렸다”고 인정하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그렇다고 각 국회의원들의 인지도나 당내 입지가 바닥인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광산갑 김동철 의원은 4선 국회의원으로 당 비대위원장, 광산을 권은희 의원이 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주선 의원도 4선 국회의원이다. 민주평화당의 경우 동남갑 장병완 의원은 3선으로 당 원내대표, 북구을 최경환 의원이 최고위원, 천정배 의원은 무려 6선 의원이다.

당내 비중과 다선 의원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광주형일자리, 도시철도 공론화 등 광주현안에 별다른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 지난 8월과 9월 당대표 선거 당시 호남지역을 찾아 민심 구애를 펼쳤던 시점과 비교하면 광주 유권자들의 눈에는 더욱 곱지 않은 행보다.

다가오는 21대 국회의원 총선은 2020년 4월15일 치러진다. 2019년부터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대표할 후보를 간추리는 공천 경쟁이 시작된다. 지역현안에 목소리 없는 국회의원에게 다시 표를 던질 유권자가 얼마나 있을까.

바른미래, 평화당 광주 국회의원들이 양 당을 합쳐 10% 남짓한 지지율에 반등을 줘보려고 중앙정치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지만 지역 현안을 외면하면 코너에 몰릴 뿐이다. 국회의원이란 자리에 몰두해 선거법 개정, 정계개편만 노리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봐야 한다. 오죽하면 본격적인 선거판에 들어가기 전부터 각 당이 사실상 백기를 들고 더불어민주당과 연합공천을 추진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오고있다.

정치는 한 치 앞을 모른다지만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지더라도 잘 싸우고 졌다는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래야 잊혀지지 않는다. 돌파구를 이젠 지역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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