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조사위 조속 가동해 성폭행 규명하라

한국당 추천 안해도 출범시켜야

91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 구성·운영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31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은 10~30대 학생과 주부, 생업 종사자를 가리지 않고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군복을 입은 2명 이상의 군인들로부터 피해를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아픔은 고스란히 트라우마로 남아 아직도 이들의 삶을 짓밟고 있다니 안타깝다. 이들은 조사단에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어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춰 버렸어요”, “정신과 치료도 받아봤지만, 성폭행당한 것이 잊히지 않아요”라고 절규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사단은 수사권이 없는 한계 때문에 가해자를 눈앞에 두고도 밝혀내지 못했다. 조사단은 관련 자료를 5·18 특별법에 따라 수사권을 갖고 곧 출범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여야 합의로 출범키로 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자유한국당의 조사위원 추천 지연으로 구성조차 못하고 48일째 표류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심지어 극우논객 지만원 씨 추천설까지 나와 광주 시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국당은 지만원 추천설을 부인하면서 “지금 위원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야당 추천에 대한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자격을 갖춘 많은 분이 회피하고 있다.”고 변명했다.

48일이 지나도록 한국당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는 것은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한국당이 계속 차일피일 미룬다면 현재까지 추천된 6명이라도 대통령이 먼저 임명해 진상조사위를 출범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사위원 추천 의지가 없다면 한국당은 추천권을 즉각 다른 당에 양보해야 한다. 천인공노할 계엄군의 성폭행이 드러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한국당만 바라보며 진상조사위를 마냥 늦출 수는 없는 일이다.

박상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