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문제 편견 깨고 하나로 묶는 매개체 찾아야

제시카 프라이스-아동복지 바꾸는 비결
언어 비방 등 인종차별 해당
청소년 삶에 평생 영향 끼쳐
“사회적 의식 책임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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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프라이스가 '아동 복지를 변화시키려면, 인종문제를 제외시키세요'를 주제로 한 테드(TED) 강연을 하고 있다. TED 제공 주정화 기자 jeonghwa.joo@jnilbo.com
제시카 프라이스가 '아동 복지를 변화시키려면, 인종문제를 제외시키세요'를 주제로 한 테드(TED) 강연을 하고 있다. TED 제공 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

‘인종차별’. 누가 그것을 정의했을까.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전세계는 인종차별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 인종차별은 개인 간에 발생하는 일회성, 극단적인 사건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언어 비방, 신체적 폭행 등이 해당된다. 의도적이거나 고의적인 악의적 행동은 그것이 무엇이건, 누가 했든 간에 강력한 인종차별로 간주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인종차별 경험은 그들의 삶에 있어 평생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경험한 인종차별은 생물학적으로 삶의 건강과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경험은 이후 신체·정신적 건강과 심혈관·신진대사·면역 기능에 영향을 줘 중·장년층, 노년층까지 영향을 끼친다.

만약 아동보호 사회복지사라고 가정해보자.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 됐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예고없이 스스로 불청객이 돼 신고가 접수된 가정에 방문해야 한다.

방 바닥에 놓인 매트리스가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고, 3명의 어린 아이가 잠들어 있다. 그 옆에는 재떨이 몇개가 놓인 작은 탁자가 있고, 빈 맥주캔도 놓여 있다. 방 한켠에는 큰 쥐덫이 놓여 있다. 당신은 이 상황을 기록해야 하고 집 전체를 둘러 보는 것이 임무 중 하나다.

제시카 프라이스는 “이 시점에서 2가지 상황이 연출된다. 아동이 안전하지 않다고 간주해 집으로부터 분리 조치를 하고, 일정 기간동안 국가 보호 아래 있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가족과 함께 남게 돼 아동복지제도의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정된 상황이 아니라 실제 제시카 프라이스가 아동보호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겪은 일이다. 몇몇 가정은 이보다 훨씬 나았지만 몇몇 가정은 훨씬 나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파악해야 할 점은 만약 그 아이들이 백인이었다면 방문 조사 후에도 가족과 지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백인 가족의 경우, 대체로 사회복지제도의 도움과 지원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런 경우에는 전면 조사를 받게 될 확률도 현저하게 낮다. 하지만 아이들이 흑인이라고 하면 오히려 가족들과 격리될 가능성은 백인보다 4배 정도 높다. 아이들은 위탁 시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안정적인 위탁 가정을 찾기도 어렵다.

위탁 보호는 위험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즉각적으로 보호소를 제공한다는 의미지만, 가족들에게는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결론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에서도 위탁 가정으로 보내졌던 아이들은 가정에 남아 도움과 지원을 받았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내재화 된 행동 문제를 보였다고 분석됐다.

제시카 프라이스는 “제가 말했던 이 상황은 흔히 있는 일이다. 저소득자 주택에 사는 싱글맘이 4명의 아이들을 양육한다. 쥐 때문에 신선한 음식은 고사하고 집 안에 다른 음식을 두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 엄마는 아이들과 격리 당해야 마땅할까?”라고 질문한다.

이에 대해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엠마 케터링햄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가정법원 변호사)는 “만약 가난한 동네에 산다면 당신은 완벽한 부모가 돼야 한다. 적은 돈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불공평하고 도달 불가능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엠마는 가족이 거주하는 동네와 인종이 아이들을 분리시키는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지난 2년간 아동복지 분야의 최전선에서 일하면서 위험 부담이 큰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개인적 가치가 어떻게 일에 영향을 주는 지 직접 경험했다.

이를 토대로 엠마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아동복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방법은 일단 사례 담당자가 아동학대 신고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택 방문 조사인데 아이들을 격리 조치하기 전에 사례 담당자는 반드시 사무실로 돌아와 조사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차이가 나타난다.

조사 내용을 위원회에 발표할 때 이름, 민족, 지역, 인종 등 식별 가능한 모든 정보를 삭제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에만 집중하는 것. 가족 건강성과 관련된 과거 이력과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부모의 능력 등을 살핀다. 이 정보를 토대로 위원회는 권고를 내린다. 인종은 결코 알 수 없고, 블라인드 심사는 그 지역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제시카 프라이스는 “2011년 당시 위탁 보호소로 가는 아이들의 57%는 흑인이었다. 그런데 블라인드 심사 시행을 진행하고 5년이 지난 뒤, 수치는 21%로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동 복지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이다.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내려놓기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인종과 지역에 대한 주관성을 배제할 것을 당부한다. ‘암묵적 편견’을 깨고, 인종차별 없이 하나로 묶어 줄 매개체를 만들어야 한다.

제시카 프라이스는 “우리가 아동 복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관련 기관에서는 직원들의 사회적 의식을 키울 책임이 있다. 우리에게는 도덕과 안전에 따른 결정을 내려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