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늙어가는 원도심… 주름살 펴는 네가지 방법

도시재생전문가들의 선전지 탐방-인구고령화와 도시재생뉴딜사업 ‘천안 남산지구’ ①문화자원.녹지공간 지역사박물관.둘레길 조성 ②노후주택.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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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2017년을 기점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14.2%를 돌파함으로써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로써 한국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지 17년 만에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는데,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과 비교해봤을 때, 고령화속도가 너무 빠르게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생산연령인구는 작년 처음으로 감소하였는데,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향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는 더욱 심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고령화와 함께 우리의 도시들도 함께 늙어가고 있다.

오래된 도시들의 경우 구시가지 인근으로 고령자들이 밀집해 있는 노후주거지들이 다수 분포하며, 이들 지역의 쇠퇴는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물과 길은 낡아가고 집값은 떨어지고 지역은 쇠퇴하고 있지만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노인들, 그 중에서도 특히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노인들은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살던 동네와 함께 늙어간다. 또한 지역에는 젊은 사람들이 남아있지 않아 점차 활력이 떨어지고 지역의 쇠퇴 양상은 더욱 가속화된다.

최근 중앙정부에서 추진 중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쇠퇴한 낡은 구도심을 재생함으로써 오래된 도시들의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이전 도시재생사업들이 주로 물리적 환경 정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단순한 주거환경 정비가 아닌 도시를 재활성화 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도시혁신사업으로 이전 정책과 큰 차이가 있다.

실제 고령자 밀집 노후 주거지역의 경우 이전 사업들을 통해 물리적 환경정비만으로는 지역을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에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고령친화적인 마을만들기

천안 남산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 천안 남산지구는 천안 원도심 남쪽 남산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대상지 내 노후건축물이 80%를 넘을 정도로 노후도가 심각한 지역이고, 노인 비율도 25%가 넘는 전형적인 고령자 밀집 노후주거지이다.

대상지 내 주민들은 계속 줄어들고, 상권도 침체되어 도시 쇠퇴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대상지 내에서 주택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자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지만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십 여년째 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재개발 사업은 어렵고 공공의 지원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지 않으면 되살아나기 어려운 지역이다.

하지만 남산지구는 천안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그 역사가 고려시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천안이라는 지명 자체가 태조 왕건이 현 천안지역에 천안부를 설치하면서 유래하였는데, 남산 주변중앙동 지역은 읍치로 조성되어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천안의 중심지역이었다.

또한 남산은 오룡쟁주 지형의 여의주에 해당한다고 하여 과거로부터 풍수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조선시대에는 사직단이 위치하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이로 인해 대상지와 주변지역으로 다양한 역사문화자원들이 분포해 있으며, 스토리텔링에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컨텐츠들이 존재한다.

남산지구는 이와 같은 지역의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하여 ‘역사와 지역이 함께하는 고령친화마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되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사업 특성에 따라 5개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남산지구는 일반근린형에 해당한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일반근린형은 주거지와 골목상권이 혼재되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공동체 거점 조성, 마을가게 운영, 보행환경 개선 등을 통해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골목상권 활력을 증진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남산지구의 경우 4년간 약 217억의 마중물 사업비가 지원된다. 현재 천안 남산지구는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설명회, 주민워크샵, 도시재생대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도출한 주요 사업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지 내 다양한 역사문화자원과 녹지공간을 활용하여 원도심 내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창출한다. 이를 위해 대상지 내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건물을 활용하여 지역사 박물관을 조성하고 마을해설사 등을 고용함으로써 지역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한 남산공원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공원 둘레길을 조성하여 남산공원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활용성을 높인다.

둘째, 대상지 내 노후주택들을 정비하고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대상지 내에는 약 27개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빈집을 활용하여 지역주민들, 특히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과 사회적 임대주택, 텃밭 등을 제공한다. 또한 한국 해비타트와 연계를 통해 슬레이트 철거, 단열 및 채광, 화장실 수리 등 노후 불량주택의 집수리 사업을 지원한다.

셋째, 대상지 내 시유지를 활용하여 어르신 일자리 복지문화센터를 조성한다. 어르신 일자리 복지문화센터는 노인들이 모이는 거점공간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주민들에게 복지.문화기능 뿐만 아니라 일자리, 의료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어르신 일자리 복지문화센터 내 어르신 마을부엌 설치를 통해 저소득층 노인과 독거노인들의 식사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다양한 수익창출 모델 개발을 통해 마을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넷째, 스마트기반 고령친화환경을 조성한다. 최근 스마트시티 조성이 국내외에서 주요 화두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스마트 기술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 볼라드. 스마트 신호등, 지능형 CCTV 등을 활용하여 노인들에게 보다 안전한 가로환경을 제공하고, IoT 기술을 활용한 건강검진 키오스크, 스마트 벤치 등을 활용하여 노인들의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후 이를 어르신 일자리 복지문화센터 내 서버로 전송하여 지역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지역 내 대학과 연계하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고령친화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들을 통해 천안 남산지구는 활성화될 수 있을까? 사업을 통해 지역에 살고 계신 주민들, 특히 어르신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질까? 현재 필자가 남산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참여하면서 하고 있는 고민들이다. 올해 말이면 활성화계획이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요 사업들이 추진된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의 특성상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물리적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사업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현재 남산지구에서는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 내용을 조금 더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별 관심이 없던 지역 어르신들도 몇 분씩 참여하시고 현재는 약 20명 규모로 수업이 진행 중에 있다.

얼마 전에는 도시농업 수업의 일환으로 대상지 내 텃밭에 배추를 심고 도시재생대학이 끝날 때쯤 같이 김장을 하기로 했다. 어르신들 많이 다니시는 골목길에 놓을 벤치도 같이 만들고 집에 망가진 가구도 고쳐드리는 가구 만들기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지금도 마을 텃밭에서 쑥쑥 크고 있는 배추들처럼 천안 남산지구도 같이 커나가기를 그래서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본다.

도시재생전문가들의 선전지 탐방

이경환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천안 남산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 총괄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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