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 잃어버렸던 공동체 본격 논의해야

도시재생전문가들의 선전지 탐방 1960년 국내 급격한 도시.산업화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사업 시작 후속세대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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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도시재생사업, 현장서 해결해야 할 것

● 한국의 도시변화 전 세계의 불가사리 중 하나

한국의 역사에 관해서 말할 때,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도시계획을 전공한 학자로서 국내 산업화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학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국내의 도시화 및 산업화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도시화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양상을 띄고 있는 데, 인구의 변화만 봐도 그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1960년대 국내 인구는 약 2500만 명으로 도시에 사는 인구비율은 37%라고 한다. 약 1000만명 미만의 사람들은 전국의 각 도시에 살고 있었고 평균수명은 53세 내외로 환갑이라는 행사가 얼마나 뜻깊은 행사였는지 알 수 있다. 2010년이 되면서 국내 인구수는 약 5천만 명에 육박하고 도시에 사는 인구비율은 약 91%로 약 4500만 명이 도시에 살게 되었다. 또한,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53세에서 거의 80세로 늘어났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환갑잔치는 조용히 가족과 함께 하고 칠순 정도는 되어야 친지를 모시고 잔치를 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50년 동안 우리는 눈부신 성장을 하였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한 도시화의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국내 도시의 변화는 세계 7대 불가사의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데, 그 내용은 도시의 확장이다. 우리는 1960년대부터 약 50년 동안 전국의 각 도시들은 약 3500만명 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는 매 5년마다 부산시 인구규모에 해당하는 350만명을 거의 50년 동안 연속적으로 도로와 주택 등을 만들면서 도시공간을 확장하였다. 이러한 속도는 아파트 단지 하나를 짓는 데에도 우리는 평균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 5년마다 350만명이상을 수용하는 도시확장을 하였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 성과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서 반만년동안 지켜오는 자산을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반세기도 되지 않아 천혜의 아름다운 산과 강, 자연이 어울어진 경관들은 삭막한 빌딩과 단조로운 아파트로 아름다운 산과 언덕, 하천과 강을 막아버렸다.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단독주택지들은 다가구.다세대 주택으로 변모되면서 주거환경의 질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된 반면에, 이제 아파트단지는 너무나 보편화된 주거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지가앙등, 주거시장불안, 지역특성소멸, 개발사업에 대한 재정착률 저조와 함께 지역 공동체의식은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심지어 이제는 아파트거주자들과 다가구.다세대거주자들과의 공동체 분리는 도시재생사업에서 중요한 목표로 자리잡을 정도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10년 동안의 노력 불가사의한 도시확장 속에서 신시가지와 기성시가지의 격차, 지방도시의 경쟁력 저하 공동체의식의 소멸, 주차환경 등 기반시설의 부족 등 많은 사회적 문제가 노정되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이제는 시민과 주민들이 행정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이는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정주환경개선, 도시공동체 회복, 시민과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의 개념을 만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물론 이 사업도 시민들과 주민들의 자발적 동기에 의한 참여라기 보다는 정부지원에 의한 ‘마을만들기사업’와 ‘도시만들기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를 통해 대구의 근대골목사업과 삼덕동 담장허물기사업, 부산과 광주, 전주 등에서 가로와 공공공간을 중심으로 역사적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도시공간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도시공동체의 모습에 대해서 많은 실험을 하였다.

● 그림 지역 특성 보존으로 제2회 아시아경관대상수상

그 후 이명박 정부가 시작되면서 도시재생사업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보다 많은 예산과 정부지원으로 사업들이 시행되었다. 2010년에는 도시활력재생, 마을활력재생, 기반시설 정비로 구분하여 지원되던 것이 2011년부터는 주거지재생, 중심시가지재생, 기초생활기반확충, 지역역량강화사업으로 구분하여 지원되었는데, 이는 현재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세부사업과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청주 중앙동, 부산 광복로, 대구 근대골목과 앞산맛둘레길 등 다양한 가로활성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지역의 경제활성화 및 특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업을 진행한 주민들은 스스로 장소를 개선하고 축제도 하였으며, 지역의 가치를 외부인에게 홍보하면서 장소 애착의 과정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그야 말로 그 과정은 서구에서 전혀 볼 수 없는 한국적 특성을 나타내며, 성과를 만들어갔다. 이러한 성과들은 2013년 ‘도시재생활성화및지원에관한특별법’ 제정에 근거가 되었으며, 그 동안 신시가지 개발,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에만 관심을 두었던 도시설계 및 도시계획전문가들이 보다 많은 관심과 함께 참여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도시재생특별법의 제정과 함께 근린재생형(2015년부터는 근린재생일반형과 중심시가지형으로 분화됨)과 경제기반형을 구분하여 전국에 선도지역 13개소와 일반지역 33개소를 지정하고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서 전북 군산, 충남 공주, 경북 영주, 충남 천안 등 많은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기에는 도시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서 주민참여에 기반한 계획수립에 초점을 맞추면서 보다 완벽한 계획수립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 결과 평균적인 계획수립기간만 2년이상이 소요되었다. 이 시기에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계획안은 심의에 통과될 수도 없었고 예산을 받을 수도 없었다. 제대로 된 주민의견수렴과정, 마을을 스스로 가꾸는 주민활동가 양성, 산업화 이전수준의 마을공동체형성과 주민역량강화 등 철저히 주민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도록 유도하였지만, 급격한 산업화속에서 우리는 거버넌스 틀속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정부지원은 4년 내외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재생사업을 차분히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비해서는 사업의 진행속도와 성과가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2017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도시재생사업을 정부핵심정책으로 채택함으로서 대규모의 정부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 68개소, 2018년에는 약 100개소 가 선정이 예상되고 매년 10조원의 예산투입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있다. 아마 이러한 지원은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적 상황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어디에서 도시재생의 해답을 찾아야 할까?

이처럼 우리는 10여년의 도시재생경험을 통해 정부의 핵심정책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였고 예산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학문적으로는 제1차 도시재생 R&D 연구를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수많은 해외사례를 분석하고 전주와 창원에 실증테스트 베드를 운영하였고 제2차 도시재생 R&D 실증연구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해 오면서 한국형 도시재생사업 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국내의 도시재생에 대한 해답은 지금 이 시대의 현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도시재생사업과 개념은 확립하였지만, 세부적인 각론과 결과에서는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가령 주거지재생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면 도시재생사업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서 주민공동체, 마을역량, 주거환경개선정도 등은 어디까지 해야 하는 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막연히 서구의 도시재생에서 이미지로, 간단한 현장설명으로 보고 들은 것을 전파하는 정도의 지식전파는 국내의 다이나믹한 도시재생경험에 시사점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보다 한국적 상황을 철저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과정, 사업시행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또한, 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도시재생사업에 깊숙이 참여하여 함께 고민하여 한국적 도시재생사업의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한, 시민, 전문가, 주민, 활동가, 공무원, 중간지원조직, NGO 등이 포괄적으로 협력해서 거버넌스 틀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협치의 개념속에서 마을 재생, 지구재생, 도시재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재 도시재생사업의 제도적 틀 속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첫째, 이제 도시재생전략계획은 전략계획이자 방침계획이 되어야 한다. 전국의 대부분의 도시재생전략계획은 도시재생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활성화계획구역을 지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어 지역특성에 맞는 전략계획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재생유형에 따른 활성화계획은 그 목적에 맞게 과정과 형식을 재정립해야 한다. 경제기반형 및 중심시가지형은 지역의 경제활성화 및 특화를 위해서 민간자본투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지역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하고 주거지재생은 기반시설확충 및 도시공동체 강화 등을 중점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셋째, 우리는 지금까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고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사례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올해까지 전국에 200여개소의 도시재생사업지가 지정되고 사업이 시작될 것이다. 이 중에서 적어도 지역의 경제성장과 활성화, 공동체 강화 등 많은 부문에서 성공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잃어버렸던 공동체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 목표 중의 하나인 공동체는 아직도 정의가 모호하다. 우리가 만들려는 공동체가 무엇인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서 규명되어야 한다. 적어도 마을협동조합을 만들고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을 되기 위한 목적성 공동체가 아니라 우리 후속세대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도시공동체 형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홍경구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

대구시 중.남구 총괄코디네이터

수원시, 경기 광주시 총괄코디네이터

서울시 거점지역발전계획 총괄코디네이터

도시재생전문가들의 선전지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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