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어린이들의 꿈과 우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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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당번

김희철 | 가문비어린이 | 1만원

속담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감각 중 시각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시각장애인은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한 경우와, 자라면서 볼 수 없게 된 경우로 구분된다. 후천적으로 발생한 경우가 90.3%로 대부분이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소리와 촉각 등의 감각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아무리 감각이 예민하게 발달한다 해도 눈으로 보는 것만 할까. 그러므로 비장애인들은 반드시 시각장애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 책의 새린이도 9살 때 포도막염을 앓아 시력을 잃었다.

절망감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서 방황하는 새린이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느 날 새린이 학교에서는 협동심과 자립심을 길러 주기 위해 소리당번을 운영하기로 한다. 소리당번은 모둠의 리더로 소리를 찾아내는 당번이다. 친구들의 맨 앞에서 걸어가면서 뒤에 오는 친구들을 안내해 주어야 한다. 새린이는 친구들을 돕고 싶어 얼른 소리당번이 되겠다고 손을 든다.

소리당번이 되고 나서 봄 소풍을 가게 되었다. 친구들을 데리고 지하철을 타야 함은 물론,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친구를 도와야 하고, 김밥을 싸 오지 못한 친구를 위해서는 시장에도 들러야 한다. 선생님은 도와주지도 않는데 과연 새린이는 소리당번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어린이들을 위한 시각정보와 오락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래서 더 외로움을 느끼는 어린이들이 있다. 장애를 극복하면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새린이와 친구들. 정상 어린이들은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관심도 부족하다.

이 책은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지 못하면 나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책 뒤에 흰 지팡이, 점자블록, 점자책, 안내견에 대한 주의 사항, 시각장애인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 등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상식들을 덧붙였다.

이 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과 만날 때에 기꺼이 편이 되어 주는 이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한편 이 책은 2018년 광주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