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한 이산상봉…얼굴마다 넘치는 ‘웃음꽃’

개별상봉 때 디카로 노래하는 모습 촬영도 해
南 가족 입장하자, "들어온다!"라며 반기기도
일회용 카메라로 열심히 촬영…北가족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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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 이산가족 단체 상봉이 진행된 북한 금강산호텔은 연신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전날보다 가족들은 전날보다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웃음소리가 퍼져 나오는 가족들도 많았다.

유관식(89)씨의 아들 승원(53)씨는 취재진을 향해 “객실 상봉이 아주 재미있었다. 왜 방에 안 왔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식씨의 북측 사촌 옥녀(63·여)씨가 개별상봉 때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디지털카메라 동영상을 보여줬다. 옥녀씨는 “기자 선생한테 그런 건 왜 보여주냐”며 웃었다.

관식씨는 딸 연옥(67)씨와 더 가까이 붙어 앉았다. 유씨 가족은 개별상봉에서 서로 옛날 사진을 많이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서진호(87)씨의 북측 동생 찬호(74), 원호(63)씨는 상봉장에 먼저 와서 “우리 형님 언제 오시느냐”며 밝은 표정으로 기다렸다.

찬호, 원호씨는 형 진호씨가 도착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아니, 주인께서 먼저 오셔야지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라고 인사했다.

신재천(92)씨는 다른 가족들보다 늦은 오후 3시10분께 상봉에 들어섰다. 북측 동생 금순(90)씨는 오빠 재천씨가 들어오자 아들 라천주(53)씨에게 “들어온다!”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재천씨는 북측 동생에게 선물을 받은 뒤 마음이 걸려서 동생이 선물로 준 개성고려인삼차 종이가방에 대한적십자사에서 제공한 우산과 세면도구 세트 등을 넣어서 내밀었다.

재천씨는 취재진을 향해 “내가 얘(동생)를 만나서 친척들이 어디서 살고 이런 것을 알게 됐어”라며 “내가 업고 다닌 동생이야”라고 말했다.

차제근(84)씨는 테이블에서 동생 제훈(76)씨를 보자마자 “동생!”이라면서 손을 잡고 반갑게 인사했다. 제근씨 아들 성태(55)씨와 북측 조카 성일(50)씨는 ‘형, 동생’하면서 반말을 하기도 했다.

제근씨는 플라스틱컵에 담긴 음료수를 들어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동생 제훈씨는 “아니 여기 왔으면 조선말을 써야지. 축배!”라고 되받았다.

이에 제근씨가 ‘축배!’라고 말하자, 제훈씨는 “여기서는 내말을 들어야지”라며 웃어보였다.

전날 아들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던 이금섬(92·여)씨는 상봉장에 도착하자마자 아들 리상철(71)씨의 목을 끌어안은 채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했다. 아들 상철씨도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손등을 쓰다듬어가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씨와 함께 온 딸 조순옥(69), 선금(63)씨와 북측 손자 며느리 옥희(34)씨는 ‘깔깔깔깔’ 웃으며 대화했다.

이관주(93)씨는 북측 조카 리광필(61)씨와 서로 다과가 담긴 봉투에서 과자를 챙겨줬다. 이씨 가족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과자를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조혜도(86)씨는 북측 고모인 병주(86)씨에게 볼을 갖다 대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조씨는 다과봉투에서 ‘과일단묵’을 꺼내 이쑤시개로 집어 직접 언니 순도(89)씨와 고모 병주씨의 손에 쥐어 줬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서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가족들도 많았다.

김병오(88)씨의 아들 종석(55)씨는 일회용 카메라로 “여기 보세요”라며 아버지와 북측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줬다.

종석씨는 북측 가족들이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아 부지런히 촬영해 헤어질 때 카메라채 선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단체상봉 행사는 오후 5시 종료됐다. 이로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상봉단의 둘째 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남북 이산가족은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동안 작별상봉과 공동오찬을 가지고 못다 한 이야기를 더 나누게 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