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청문회 감축에 광주시·시의회 갈등

후보자 신상털기식 역기능 VS 필수적 검증
광주시… 현행 8개 대상에서 4개로 줄이자
시의회…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축소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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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광주시의회에 인사청문회 대상 공공기관을 줄이자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시와 의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로 후보자들이 지원을 꺼리고 선임절차가 장기화된다는 역기능을 근거로 내세우지만 시의회는 후보자 역선택을 막기 위한 필수적 절차라는 판단이다.

광주시의회는 22일 오전 9시30분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고 광주시의 ‘인사청문회 대상 공공기관 감축 협의’ 요구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의회 차원 대응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지난 2015년 2월 업무 협약을 통해 8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에 합의했다. 도시공사, 도시철도공사, 환경공단,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4개 공기업과 복지재단, 문화재단, 여성재단, 신용보증재단 등 4개 출자출연기관이 청문 대상이다. 여기에 전남도의회와 공동 개최하는 광주·전남연구원까지 합하면 9개 기관이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업무협약 체결 이후 지난 2015년 5회, 2016년 3회, 2016년 5회 등 총 13회 인사청문회를 열었고 2명이 지명철회, 2명이 자진사퇴하고 8명을 산하 기관장으로 임명했다.

광주시는 지난 20일 광주시의회에 인사청문회 대상 공공기관을 4곳으로 줄이는 등 2015년 체결한 인사청문회 업무협약 내용을 변경하고자 실무협의를 요청했지만 광주시 측에서 갑자기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는 현행대로 8개 기관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열면 후보자 2·3차 공모, 기관장 장기 공백 사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에 더해 가족·직업·학력·경력·병역·재산·체납·범죄 경력 등 신상정보에 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광주시는 제출 서류가 방대해 인선 절차가 복잡하고 후보자들이 신상털기식 청문회를 우려해 지원을 기피하면서 적합한 기관장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광주를 비롯해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 인천, 경기, 전남 등 11개 광역단체와 도입을 앞둔 부산과 경남도 5~6개 기관만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시의회는 광주시의 요구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발한다. 인사청문회 때문에 기관장 재공모와 장기 공백 사태의 원인이라는 광주시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고 기관장을 선임하는 데 급급해 필수적인 검증절차를 없애면 능력과 청렴성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후보자가 기관장으로 임명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의회 내부에서는 광주 디자인센터 원장이 회계질서 문란, 부당한 업무지시, 공용차량 사적 사용 등으로 직위 해제된 사례를 들며 인사청문회를 강화·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창일 기자 changil.j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