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체들 상생… 공공공간에 활력 불어넣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의 선전지 탐방 타운 매니지먼트 실험-서울시 중구 무교다동지구 대상 중구 무교다동 지구 구도심 해당 지역 내 민간주체들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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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후면부를 통칭하는 중구 무교다동 지구는 1960년대에서부터 1970년대까지 명동과 함께 서울의 금융과 유흥의 중심지였다. 무교동하면, 낙지를 떠올릴 만큼 특색 있는 요식업종으로 알려진 지역이기도 했다.

전통과 활기가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이었던 무교다동은 1980년대 강남지역 개발 등의 여파로 격동기를 거쳐 오면서 구도심 상권의 특성이 많이 사라졌다.

특히 도심재개발에 따른 대형빌딩 저층부에 금융시설과 권위적인 로비, 형식적인 전면공지와 공개공지를 배치되어 강북 구도심의 정체성이 사라져갔다. 이처럼 상권도 업무도 이렇다 할 특성이 없이 지나온 지 십 수년, 무교다동은 업무시간이 끝나면 활력도 사라져 버리는 도심공동화 현상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들어 청계천 복원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실행되면서 청계천과 세종대로에 연접한 무교다동 지구 활성화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기 시작되었다.

지역의 비전 부재 극복, 서울 도심의 교두보적 입지 재조명, 대형 업무건축군과 소상권의 공존 등 여러 이슈들을 해결하고 무교다동의 기능과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서울시와 전문가가 제안한 해결책은 ‘타운 매니지먼트’였다. 타운매니지먼트는 지역이 직면한 현안에 유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해당 지역 내 민간주체들이 주도적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해 협업하는 수법이다.

무교다동과 같은 도심부 활성화를 위해 특히 중점을 두는 활성화 대상은 지역 내 잘 이용되지 않거나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도시의 공공공간이다. 따라서 무교다동지구의 공공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조직과 재원이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공공공간을 활용하는 타운매니지먼트 수법이 전개되었다.

2016년부터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에서는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수법의 일환으로 타운매니지먼트의 가능성에 주목해 본격적인 학술연구를 착수하게 되었다. 시범대상지구로 무교다동을 선정해 타운매니지먼트 도입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학술연구를 통해 관련 연구와 이론에서 습득한 정보,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국제심포지움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적용가능한 타운매니지먼트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었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시도 가능한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 추진방안을 찾아 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고, 2016년 5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무교다동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을 진행하였다. 현재 무교다동 지역은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 1호 모델지구로 지속가능한 운영체계 구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무교다동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을 통해 민간기업들을 모아 기업협의체를 구성하여 기업이 지역활성화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민간과 공공의 협력을 통해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라는 시범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 두 성과를 중심으로 무교다동 타운매니지먼트 착수부터 그간의 과정과 노력을 공유하고자 한다.

무교다동은 세종대로, 을지로, 남대문로, 청계천로 주변에 총 27개의 업무건축물이 위치하고 다동길 등 지구 내부에 약 200여 개의 소규모 음식업 및 도.소매업종이 위치하고 있다. 이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다동.무교동 관광특구협동조합’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반면 기업체들은 각각의 기업이 하나의 조직이었다. 기업마다 각자의 관심사가 있었고 참여하는 창구도 방식도 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운매니지먼트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지구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일이었다.

기존의 소상공인을 위한 조합을 상가협의체로 계승하고, 기업들은 별도의 기업협의체를 구성해 ‘무교다동협의체’로 통합운영하는 형태로 협의체를 구성했다.

무교다동 협의체 구성 이후 가장 먼저 진행한 내용은 지역 내 공공공간 현황 파악과 조사를 실시하고 공공공간 활용가능성을 제시하는 공간마스터플랜을 구상하는 것이었다. 공간마스터플랜을 구상하여 유휴지, 비활용 공공공간의 개선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공간 활용이 가져 올 변화에 대해 지역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간담회, 설명회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한편 공간마스터플랜에 무교다동이 나아가야할 미래상과 도시재생 비전도 제시되었다.

무교다동 도시재생 비전은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가꾸어가는 활력도심으로 첫째, 업무지구와 관광지구의 특성을 강화하여 지역거점으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 둘째, 기업과 소상공인이 협력.상생할 수 있는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 끝으로,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특성을 지속해 나가는 것으로 세부적인 달성방안이 협의체 회의에서 논의할 주제가 되었다.

여러 차례 협의체 간담회를 가지면서 무교다동 지역활성화 필요성과 기여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고, 11개 기업에서 동참하여 무교다동 기업협의체가 구성되었다. ‘기업협의체 창립총회’가 개최되었고 기업협의체의 대표자를 선임하고, 정관내용을 협의하였다. 나아가 서울시, 중구(자치구), 무교다동 기업협의체, 다동.무교동 관광특구협동조합(상가협의체)이 참여하는 4자간 MOU를 체결하면서 타운매니지먼트 활동을 위한 공식채널이 마련되었다. 무교다동 타운매니지먼트 기획 후, 약 1년여 만에 이룩한 성과였다.

MOU 체결식은 협의체 출범을 알리는 사회실험인 ‘서울형 도심활력프로젝트’와 함께 기획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무교다동 내 공공공간을 활용하여 지역활성화 잠재력을 기회로 전환하고, 타운매니지먼트에 필요한 재원마련과의 연계가능성을 판단할 목적으로 실시하였다. 무교다동지구 내 ‘무교로’라는 도로공간은 청계천에서 서울시청 앞까지 무교다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2차선의 일반통행 도로이다. 가장 넓은 면적에 상징성이 큰 공간이면서 무교로 변에 연접해 있는 작은 공간들의 통합적 활용까지 고려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무교로의 차량통행을 한시적으로 통제하고, 보행자를 위한 도심 속 힐링 테라스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었다.

평일 점심시간 동안 누구나 쉽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간이 탁자와 의자, 파라솔 등을 설치하여 어반테라스(Urban Terrace)를 조성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였다. 무교로 일부 구간에서는 전통놀이가 열렸고, 어느 구간에는 테이블, 의자, 파라솔 직장인들이 도시락과 햄버거를 먹는 풍경이 펼쳐졌다. 지역주체들은 추진했으면 하는 이벤트를 직접 신청하거나, 판매나 홍보 등으로 참여하였고, 지역 주도의 도심활력사업에 대해 시민들은 긍정적인 호응을 보여주었다.

도심활력프로젝트 내 실질적 환경개선이 이루어진 공공공간도 있었다.

어린이재단 앞 도로공간으로 불법오토바이 주차장 등으로 점유되던 작은 공간이 초록의 커뮤니티 소광장으로 정비되었다. 중구와 서울시, 재단에서 정비비용을 마련하고, 어린이재단에서 필요 시, 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유지관리를 담당하도록 협약하였다.

이 사업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우리나라의 공공공간 관리의 한계를 민간이 대체하여 일상적인 유지와 활용을 병행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공공공간 조성목적이 공익적 활용인 이유로 사적 활용에 대해 배타적인 규제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의 관념을 깨고 지역주체들이 상생하면서 공공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활용하는 선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심포지엄, 공연, 지역매거진, 홍보리플릿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알리고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였고, 지역주체들이 마음을 모아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담았다.

타운매니지먼트 수법 중 특히, 자체적인 재원마련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으로 공공(서울시와 중구청)의 전폭적인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로공간 점용, 사업비 마련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무교다동 타운매니지먼트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공과 민간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해갈 수 있었다.

이처럼 무교다동 도심활력프로젝트의 실험을 통해, 향후 다동.무교동 내 기업과 상인들이 어떻게 지역을 활성화 나갈 수 있을까에 관한 공통의 관심사가 생겼고, 이를 실행할 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이 프로젝트에서 얻든 가장 큰 의의인 것 같다.

십시일반 회비를 납부해 지역발전, 지역문화행사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거나 도심활력프로젝트의 정기적 추진을 통한 명소화, 도심문화축제나 기업이벤트와의 연계방안, 공간개선 및 유지관리를 위한 공공과의 협업체계 구축 등 지역 주체들이 자체적으로 지역을 운영.관리할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해 나갈 불씨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타운매니지먼트를 시도한 첫 번째 사례로 무교다동의 사회실험은 많은 가능성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은 자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의 문제이다. 지역활성화를 위한 재원조달을 공공의 지원에만 의지하기보다 민간협의체가 자력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의무와 책임을 부여함으로서 균형적.환원적 지역운영을 시도하여야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향후 재원마련의 수단인 공공공간의 민간 활용에 있어 보다 유연한 제도적 접근과 개선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무교다동의 실험적 시도를 시작으로 향후 다앙한 지역에서 타운매니지먼트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지역의 특성과 활성화 이슈에 대응한 다양한 타운매니지먼트 수법과 사회실험이 민간주도형 도시재생, 도시활성화 수법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영경 주식회사 프룸 대표

(현)BM도시건축사 사무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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