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은 기쁨·삶을 추구하는 감각서부터 출발"

잉그리드 페텔 리-즐거움이 있는 곳과 찾는 법 사람마다 즐거움 요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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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디자이너 겸 작가인 페텔 리가 '즐거움이 숨어있는 곳과 찾아내는 법'이라는 주제로 테드(TED) 강연을 하고 있다. TED 제공 None
미국의 디자이너 겸 작가인 페텔 리가 '즐거움이 숨어있는 곳과 찾아내는 법'이라는 주제로 테드(TED) 강연을 하고 있다. TED 제공 None

사람마다 ‘즐거움’을 느끼는 요소는 다르다. 벚꽃과 무지개, 비누방울과 장난감 눈알 등 비슷하면서도 또다른 사물을 통해 보편적인 즐거움을 만들어 낸다. 그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미국의 디자이너 겸 작가가 있다. 잉그리드 페텔 리(Ingrid Fetell Lee)다. 그는 ‘즐거움이 숨어있는 곳과 찾아내는 법’을 테드(TED) 강단에 섰다. 10년 전 디자인학교를 다닐 때 들었던 한 의문점으로부터 그녀의 ‘여정’은 시작됐다고 했다.
‘어떻게 사물이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가’. 어떻게 보고, 만질 수있는 것들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까 라는 게 그녀의 궁금증의 출발점이다. 물리적인 세상과 미스터리 하고 공상적 감정인 즐거움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10년을 투자한 셈이다.
그녀가 디자인학교 1학년을 마칠 즈음인 지난 2008년 연말 평가가 있었다. 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겐 일종의 ‘연례 고문’이었다. 한 해 동안의 작업 작품을 가져와 탁자 위에 올려놓으면 교수들이 몰려와 이런 저런 의견을 여과없이 말하는 자리다. 그녀의 차례가 오자 한 교수가 “학생 작품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군”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녀는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탁자 위에 놓인 작품을 보고 어떻게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무척 궁금했다. 교수에게 물었다. “어떻게 사물이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나요? 어떻게 보고 만질 수 있는 것들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죠?”.
교수는 머뭇머뭇 하며 손으로 뭐라고 설명하는가 싶더니 “그냥 느끼게 해주죠”라고 답했다.
여름방학을 맞은 그녀는 그 이후부터 이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물리적인 세상과 미스테리 하고 공상적인 감정인 ‘즐거움’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그 관계가 서로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페텔 리는 “대체로 과학자들은 즐거움, 행복, 긍정이라는 단어를 간혹 섞어 쓴다. 하지만 즐거움과 행복은 다르다. 즐거움은 강렬하고 순간적인 감정의 경험을 뜻하지만, 행복은 일정 기간동안 우리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 지 측정하는 일이다. 결국 행복을 쫓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난 뒤 ‘즐거움은 어디에서 오는 거지?’라는 질문을 타인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길을 가다가, 지하철, 카페, 비행기 안에서 마주친 사람들에게도 물었다. 그러다가 한 가지 더 알고 싶은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게 대체 뭐길래 사람들은 그렇게 즐겁게 할까.
페텔 리는 “즐거움이란 느낌은 신비하고 모호하지만 유형의 물리적 특성이나 디자이너들이 ‘미적 특질’이라고 하는 걸 통해 접근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의 ‘에스테노마이’라는 단어와 어언이 같다. 느끼다, 감지하다, 인지하다는 의미인데 이 패턴들이 (저에게)즐거움은 감각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길을 다니면서 소소한 즐거움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대체 세상은 왜 이렇게 생겼지?라는 의문도 갖게 됐다. 왜 이렇게 생긴 곳에서 가서 일하지? 왜 이렇게 생긴 학교에 우리 아이들을 보내지? 등등.
어쩌면 행복을 쫓는 것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즐거움을 받아 들이고, 즐거움이 가는 길에 우리 스스로를 좀 더 자주 노출시킬 수 있는 법을 찾는 일일 듯하다.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누구나 본인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충동이 자리하고 있다. 즐거움이라는 건 쓸데 없는 여분 같은 게 아니다.
우리의 본질적인 생존 본능과 직결돼 있다.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즐거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삶을 향해 나가는 일이다.

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