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충격’에 연고점 향하는 원·달러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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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계속해서 연중 최고점을 향해 치솟고 있다. 터키와 미국 간 외교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외환 변동이 원화에도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28.9원)보다 5.0원 오른 1133.9원으로 마감했다. 터키발(發)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장중 최고 1136.5원까지 치솟아 지난 달 20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 1138.9원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외환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의 충돌로 터키의 화폐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터키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부과한다고 말한 뒤 리라화 가치가 16% 폭락한데 이어 1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역대 최저 리라화 가치인 달러당 7.24리라를 기록했다.

터키와 밀접한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에 금융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강해진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도 하락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유로는 1.2% 떨어져 1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터키와 미국간 정치적 불안은 아직 가실 기미가 없는 상황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미국의 제재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하며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중 터키 정부가 리라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며 널뛰던 환율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터키 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각)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250bp(1bp=0.01%)로 낮췄다. 또한 리라화 거래를 위한 외환 담보 보증금 한도를 높이고 외환 보증금 대출 만기기간을 늘렸다.

장기적으로는 터키발 금융불안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까지 전이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를 제외한 다른 신흥국들의 경제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고, 대터키 수출 비중이 높은 유럽 역시 안전기금 등 안정화 조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타 국가간 통화정책 속도차이와 글로벌 분쟁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야기됐다”며 “정치적 리스크가 사라질 경우 환율은 1150원 선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