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수영의 과학적 사회적 문화적 관계의 기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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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에릭 샬린 | 이케이북 | 1만8000원

우리는 대체 왜 수영을 하는 걸까. ‘꿈의 해석’에서 프로이트는 수영을 우리의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더 높은 자아가 통제하거나 감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일부분인 감정과 무의식, 성의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수영보다 훨씬 더 자주 하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일상적인 인간 활동보다 더 강력한 이런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헤엄치는’ 태아였던 우리 개인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과거로, 우리 인류의 기원까지 올라가야 한다.

즉 지금으로부터 5백만 년에서 7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고 대형 유인원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던 최초의 조상의 진화부터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수영을 가르친 개들을 제외하면 다른 육지 포유류는 자진해서 물에 들어가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은 아예 물을 피한다. 이런 일반화의 유일한 예외는 우리의 사촌인 영장류이다. 영장류는 다수가 종종 물에 몸을 담그고, 그것을 굉장히 즐긴다는 온갖 신호를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가 짧은 물속 여행에 즐거움을 느끼도록 타고났다는 뜻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전까지 거슬러가서 호미닌 혈통의 진화에 관한 해결되지 않은 논쟁부터 살펴본다.
또한 우리와 수영을 이어주는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왜 많은 사람이 수영을 그토록 즐기는지 설명하고 있다. 70여 장의 관련 사진과 그림이 재미와 이해를 보탠다.

인간이 바다로 나아가고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같은 위대한 해상 제국들을 건립하면서 수영은 선원과 군인에게 귀중한 기술이 되었고, 천연 수원과 특히 점차 늘어난 인공 수영장에서 수영 연습을 하게 되었다. 특히 로마인들은 취미 및 군사적 목적 양쪽 모두에 관한 수영 기술을 발달시킨 위대한 주창자들이었다. 하지만 고전 시대가 지나고 중세 기독교의 영향으로 인체에 대한 태도가 바뀌면서 많은 사람이 고대의 물의 세계에 등을 돌리고 수영하는 법을 잊었다. 수생환경은 경이롭고 실용적이고 즐길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무슨 수를 쓰든 피해야 하는 괴물이 가득한 무시무시한 곳이 되었다.
서구 세계에서 인간이 물로 돌아가기까지는 수 세기가 걸렸다. 인체와 물의 안전에 관한 태도가 바뀌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내륙의 도시에서 떠나 예전과 새로운 물의 세계로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수영이 건강에 유익하고 귀중한 군사적 기술이자 즐거운 취미활동이라고 추천하는 고대의 기록들을 다시 발견하면서 인간은 예전의 물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유럽인들이 대항해 시대에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물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영의 필요성이 되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비서구식 수영법까지도 찾게 되었다.

기후과학의 최악의 예측을 따르자면, 지구상의 대도시와 인구가 밀집된 해안가 지역 대다수를 포함해서 세계의 지표면 대부분이 언젠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할까,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더 푸르러진 지구에 정착지를 만들어야 할까?
설령 세계가 물에 잠기지 않는다 해도 늘어나는 인구와 천연자원 이용 및 개발로 인한 경쟁으로 인해서 현존 육지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며 결국에는 거주 가능한 공간뿐만 아니라 아무도 손대지 않은 광범위한 식량과 천연자원의 보고인 바다로 뒤덮여 있는 지구 표면의 71퍼센트를 개척해야만 할 것이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수영은 인간의 기본 이동 방식인 걷기를 대체하게 될 거고, 우리는 결국에 호모 아쿠아티쿠스로 진화하게 될 수도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