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지우고 의문 갖는 건 의미있는 일”

시몬 예츠 - 우리가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스웨덴 로봇 공학자·발명가 양치질 해주는 칫솔 헬멧 등 기발하고 독창적인 제품 발명 쓸모없는 것 만드는 것 아닌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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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지만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로봇들을 만들어 내는 스웨덴의 로봇 공학자 시몬 예츠(Simone Giertz).
 시몬은 로봇 공학을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에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사람을 대신해 야채를 다듬어 주거나, 머리를 잘라주거나, 립스틱을 발라주는 기발한 발명품을 선보인다.
 시몬은 ‘우리가 쓸떼없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의 테드(TED) 강연을 통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게 늘 정답은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고정관념을 지워야 한다. 다만 적어도 의문을 갖는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칫솔 헬멧’ 개발이 준 인생의 변화
 ‘무대공포증’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시몬이 생각해 낸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은 ‘인형 눈 티셔츠’다.
 만드는 데 무려 14시간이 소요됐고, 총 227개의 인형 눈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덜 부담스럽게 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됐다. 시몬은 “(강연할 때)사람들이 저를 보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눈이 아주 많다면 서로 완전 공평해지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시몬은 양치질을 해주는 기계인 ‘칫솔 헬멧’을 개발하기도 했다. 아마 이 발명품을 권하는 치과의사는 단 한명도 없을 것을 예상하면서 개발했다고 시몬은 전했다.
 하지만 이 칫솔 헬멧으로 시몬의 인생에 큰 변화가 생겼다. 3년 전에 이 발명품을 개발하고 7초짜리 칫솔 사용 영상을 찍고, 유튜브 채널에 올렸는데 예상치 않게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 코미디’에 담긴 철학
 이를 계기로 시몬은 자신이 개발한 발명품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 시작했다.
 드론으로 머리 자르기, 모닝콜을 해주거나 야채를 썰어주는 기계 등….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가장 쉬운 길은 남들이 봤을 땐 아주 작은 분야를 고르는 것이지만 시몬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로봇 발명에 매진했다.
 시몬이 이렇게 다양한 발명품을 개발한 데는 로봇 공학자이자 발명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어려워하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쓸모없는 기계 만들기의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시몬이 개발한 기발한 발명품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머리 궤도 장치’다. 머리 주위를 판이 회전하는데, 이 위에 카메라를 올려도 궤도 장치가 회전하면서 사진이 찍힌다. 마치 ‘개인용 태양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듯 시몬의 발명품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 ‘엔지니어링 코미디’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공학에서 곧잘 잊어버리곤 하는 ‘기쁨’과 ‘겸손의 표현’이다. 이런 기발한 발명품이 어찌보면 시몬이 계획했던 일이 아니라 스스로 즐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로 쓸모없는 것 만들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시몬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의 이런 열정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모있는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 자문해본다”고 강조했다.

  정리=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