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험담' 2년 복역한 고인에 무죄 선고

법원,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 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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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현하고 북한 체제와 비교했다는 이유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2년간 복역했던 고인에 대해 법원이 재심을 통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정재희)는 2일 지난 1977년 반공법 위반과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ㆍ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등을 선고받은 A(1994년 사망ㆍ당시 63세)씨에 대한 재심에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보건범죄와 관련해선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ㆍ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1977년 1월24일 오후 9시께 광주 한 지역 자신이 살던 셋방에서 B(당시 21세)씨와 C(당시 40세)씨 등에게 한방치료를 해주면서 ‘박 대통령보다 더 세계적인 독재정치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등 당시 북한 체제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등의 이야기를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처음에는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가 적용됐고 뒤이어 한의사가 아님에도 8명의 환자를 상대로 진맥 등 진찰을 한 뒤 침술행위 또는 조제한약을 지어주고 치료비를 받았기에 보건범죄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이 같은 혐의로 1978년 2월2일 광주지법에서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ㆍ벌금 20만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항소심과 상고심 모두 기각돼 이대로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A씨가 사망한지 24년이 지난 2018년 1월5일 이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가 이뤄졌으며 법원은 사유가 있다고 판단, 재심개시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반공법 위반 행위가 국가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큰 위험성을 끼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사실에 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는 점, 재심대상 판결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점, 당시의 시대적 환경 등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병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