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전한 자주와 통일의 길을 열어야 할 때"

3ㆍ1절에 돌아보는 독립선언문 김영집의 고전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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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3ㆍ1 독립선언 99주년입니다. 100년이 지나왔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진정한 독립을 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독립이라는 것은 사상의 독립, 경제의 독립, 행위의 독립을 의미하는데 아직 한반도엔 식민사상의 잔재와 경제적 예속이 지속되고 있고 정당한 자주독립국가 존엄이 유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1919년 대한독립선언, 2ㆍ8 독립선언, 3ㆍ1 독립선언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민족대표 33인으로 변절하지 않고 싸웠던 만해 한용운 대사께서 3ㆍ1절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한용운 요번에 내가 수도를 했던 강원도에서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지요. 문재인 대통령도 잘했고 남북한 동포 여러분 모두 수고 많았어요. 이런게 나라고 민족이지. 어디 쓰레기 같은 부패정권들이 남북에 벽을 치고, 미국ㆍ일본에 아부하며 우리나라의 위대함을 훼손했는 데 그게 말이 될 일이오? 평창 올림픽에서 미국ㆍ일본의 오만과 비평화적 태도를 세계만방에 드러나게 해 줘 통쾌하오. 그게 3ㆍ1 독립정신이야. 기미년 3ㆍ1 독립선언은 잘 알겠지만 그 보다 앞선 무오년 대한독립선언에 대해선 잘 모르실거요. 그 선언이 대단하지요.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이었고 사학자인 박은식 선생이 그 선언을 주도했으니 그거부터 먼저 소개하시죠.

박은식 하하하. 역시 만해(萬海ㆍ한용운의 호)다워. 시원시원해. 최린, 최남선, 정춘수, 박희도 같은 작자들이 변절해 민족을 팔아먹을 때 온갖 고생 다한 만해선생을 장하게 생각하네. 1919년 2월 1일이었을거야. 음력으로 무오년이어서 무오독립선언이라고 하는 대한독립선언을 중국 만주에서 김규식(金奎植), 김좌진(金佐鎭), 이동녕(李東寧), 신채호(申采浩), 안창호(安昌浩) 등 39명의 이름으로 발표했지. 후세 사람들이 3ㆍ1운동 33인은 변절자들이 많은데 우리 39명에는 변절자가 없다고 말하더군. 우리 중 이승만이라는 자가 있어. 나중에 미국 꼭두각시가 돼 나라를 통째로 팔아먹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네. 우리는 본국에서 피신해 독립운동을 하는 해외독립운동자들을 모아 한일합방 10년이 되는 시점에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독립선언을 했고 아예 강권폭력 일본에 맞서 무장 독립투쟁을 선언해 버렸지.

“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과 신성한 평등복리로 우리 자손 여민에 대대로 전하게 하기 위해 여기 이민족 전제의 학대와 억압을 해탈하고 대한 민주의 자립을 선포하노라”로 시작해서 일본을 동아시아 평화의 적으로 규정하며 “2000만 형제자매여! 국민본령(國民本領)을 자각한 독립임을 기억할 것이며 동양평화를 보장하고 인류평등을 실시하기 위한 자립인 것을 명심할 것이며 황천의 명령을 크게 받들어 일체 사망(邪網)에서 해탈하는 건국인 것을 확신해 육탄혈전(肉彈血戰)으로 독립을 완성할지어다.”로 선언문을 마무리했다네.

천두슈 대단한 선생들이십니다. 나는 만해 선생과 나이가 같아요. 1919년 파리강화회의가 열렸죠. 1차 세계대전 끝에 연합국이 승전해 독일과 일본을 징벌하고 세계평화와 독립 열망이 가득했지만 패전국 일본정권의 간교한 술책으로 파리강화에서 열강국들은 독일이 강점했던 칭타오(靑島)를 일본에 넘겨 버리죠. 파리강화회의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고무됐던 중국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그때 조선에서 3ㆍ1 만세운동이 일어나 우리의 투쟁에 불을 질렀답니다. 나는 리다자오(이대교 李大釗), 후쓰(호적 胡適) 등과 함께 1919년 5월4일 베이징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천안문에서 △파리강화회의 21개 조의 취소 △칭다오의 반환 △친일 3관료의 파면을 요구하며 시위했죠. 이것이 전국으로 퍼진 중국 5ㆍ4운동의 시발점이 됐는데 쑨원(孫文), 마오쩌둥(毛澤東)으로 이어지는 중국혁명의 시작으로도 평가되는 5ㆍ4운동은 사실 한국의 3ㆍ1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조선의 독립운동을 높이 평가합니다.

한용운 천두슈 동지 반갑소이다. 그리 평가해 주니 고맙소. 내 알기로 3ㆍ1운동은 중국 5ㆍ4운동과 인도의 독립운동에도, 당시 아시아 여러 나라 민족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소. 우리는 일본제국주의와 싸운 형제고 아시아 평화를 위해 투쟁한 동지들입니다. 내 자랑 같소만 당시 손병희 선생을 중심으로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의 종교 지도자들이 독립선언을 하자고 할 때 우리 불교계에선 나중에 참가했지만 가서 보니 육당(최남선)이 기초했다는 선언문초안이 상당히 약하더군요. 그래 내가 어찌 다 고칠 수도 없고해서 선언문 뒷부분 공약3장을 만들자고 제안해 만들었다오. 내 생각에 박은식 선생 등이 선언한 대한독립선언문과 2ㆍ8독립선언문을 바탕으로 한 3ㆍ1독립선언문은 꽤 완성도가 높은 선언문이라고 자평합니다.

다시 볼 적에 ‘우리들의 조선독립(朝鮮獨立)은 조선인으로 하야금 정당한 생영(生榮)을 이루게(遂)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야금 잘못된 길(邪路)에서 나오게(出)하야 동양을 지탱하는자(支持者)로서 중책을 하게(全) 하는 것이며, 중국인(支那)으로 하야금 몽매에 벗어나지(免) 못하는 불안, 공포로부터 탈출케 하는 것이며 동양평화로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평화, 인류행복에 필요한 계단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약 1장에는 ‘오늘 우리들의 거사는 정의, 인도, 생존, 존영(尊榮)을 위하는 민족적요구이니 오즉 자유적 정신을 발휘할 것이오,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일주(逸走)하지 말라.’고 나와 있습니다. 조선만이 아니라 세계평화, 인류행복을 위한 정신으로 배타적이 아닌 정당하고 질서있는 평화운동임을 천명하고 있지요.

필자 예. 마음속 깊이 존경하는 세 분 독립운동가 선생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박은식 선생의 국혼을 지킨 민족사학에 감탄하며 선생께서 남긴 “첫째, 독립운동을 하려면 전민족적으로 통일이 되어야 하고 둘째, 독립운동을 최고 운동으로 해 독립운동을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이라도 쓸 수 있는 것이요, 독립운동은 우리 민족 전체에 관한 공공사업이니 운동 동지 간에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깝고 먼 것의 구별이 없어야 한다”는 유언을 오늘 다시 되새겨 봅니다.

만해 선생이 3ㆍ1거사 후 체포돼 일본검사의 심문에 대비해 지었다 돌아가신 뒤 공개됐던 글을 보면 세계정세를 꿰뚫는 그의 혜안에 놀랄 따름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이리하여 침략자의 압박하에서 신음하던 민족은 하늘을 날 기상과 강물을 쪼갤 형세로 독립ㆍ자결을 위해 분투하게 되었으니 폴란드의 독립 선언, 체코의 독립, 아일랜드의 독립 선언, 조선의 독립 선언이 그것이다. 각 민족의 독립 자결은 자존성의 본능이요 세계의 대세이며 하늘이 찬동하는 바로서 전인류의 앞날에 올 행복의 근원이다. 누가 이를 억제하고 누가 이것을 막을 것인가.”라는 구절이 불완전 독립국가로 반쪽 해방된 오늘날을 현실과 비슷해 가슴을 칩니다. 박은식 선생의 말씀과 만해 선생의 ‘임의 침묵’ 한 구절로 대담을 끝내고자 합니다.

박은식 진정한 독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주고 통일이야. 나는 문재인 정부에게 기대가 많아요. 4대국의 위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오로지 국민을 믿고, 민족을 믿고 어렵고 힘들지만 한 계단 한 계단 극복하고 올라가야 합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언젠가 물꼬가 물밀듯이 터질겁니다.

한용운 ‘(생략)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님의 침묵 중)’

남북 단일팀, 전세계에 평화올림픽 이미지 심었다

국민심서(4) 나라의 힘은 국민 땀에서 나온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남북이 단일팀을 이뤄내며 함께 하며 전 세계에 평화올림픽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촛불 국민이 만든 문재인 정부의 공이 컸다.

올림픽 기간 동안 그동안 관심이 없거나 몰랐던 동계스포츠를 보는 재미에 날밤을 보냈다. ‘뭐하러 저런 빗자루를 쓸고 있나’ 라고 생각했던 컬링이 만들어 낸 ‘신화적 승리’에 감동 받았다.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은 이뤄진다는 걸 보여준 ‘팀킴’의 선전은 ‘영미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 각종 패러디물이 줄을 잇고 있다.

금메달을 선사한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 스노보드 이상호, 스피드 스케이팅 금ㆍ은메달을 딴 이승훈과 이상화, 피겨요정 최다빈, 쇼트트랙 아랑전설의 김아랑, 잘못 했지만 반성을 딛고 일어선 매스스타트 김보름 등 이번 올림픽의 영웅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평범한 국민들이었지만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우리나라를 빛냈다.

찬란했던 평창 올림픽에도 박근혜는 30년 구형을 받았고 이명박은 천안함을 찾으며 정부를 비난했다. 자유한국당 세력은 평화 올림픽에 훼방질과 선동을 해가고 통일대교에서 추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국민들은 내 나라를 자랑스러워 했고 응원으로 국력을 키웠다. 가진 자들이나 부패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땀방울을 훼손하고 나라를 부끄럽게 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서경(書經) 오자지가(五子之歌)에 ‘백성을 가까이 하고 아래로 얕봐선 안된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견고해야 나라가 편안하다(민가근 불가하 민유방본 본고방녕ㆍ民可近 不可下 民惟邦本 本固邦寧)’는 말이 나온다.

허균은 호민론(豪民論)에서 ‘온 세상에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백성일 뿐이다(천하지소가외자 유민이이ㆍ天下之所可畏者 唯民而已)’라며 권력자들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화를 당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 땀으로 만든 나라에 감사하라.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당파와 편당으로 나라를 망하게 했던 지난날 역사를 잊어 버려야 되겠는가.

다시 논어 위정(爲政)편 공자의 말을 새긴다. ‘군자는 두루두루 대도를 지켜 편당하지 않으며 소인은 큰 시야가 부족해 작은데 골몰하고 편당한다(다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부주ㆍ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이제 평창 이후가 중요하다. 평창에서 거둔 남북대화와 교류, 한반도 평화공존 분위기를 남북통일과 동아시아평화로 만들기 위한 대의를 지켜 편당하지 않는 주이불비의 노력이 계속 돼야 한다.

지역미래연구원 원장 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 김영집의 고전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