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ㆍ결혼ㆍ출산은 인생의 옵션?… 2030 비혼주의 확산

아직 하지 않은 미혼보다 \'혼인 상태 아님\' 주체적인 의미 포괄 육아 부담 여성들이 더 많아… \'출산율 장려 정책\'도 남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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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링’, ‘비혼 여행’이라는 말이 최근에 유행하고 있다.

‘비혼링’이란, 결혼하지 않기로 다짐한 사람이 그 다짐에 대한 맹세로 끼는 반지를 일컫는 말이며 비혼 여행 역시 비혼을 다짐한 사람이 가는 여행을 뜻한다.

‘비혼’이라는 말은 최근 여성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어휘로, 미혼이라는 어휘가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은 것’의 의미를 일컫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보다 주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혼주의’ 문화는 요즘 2030세대,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로 퍼져나가고 있다.

왜 젊은이들은 결혼을 거부하는 것일까? 몇 년 전, ‘n포’라는 말이 대두되었다. IMF 경제위기 이후 급격하게 경쟁이 가속화되며 무한경쟁 사회에 내던져진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 연애, 출산 등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시작으로, 나중에는 연애,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 꿈, 희망, 그리고 삶까지 포기하는 8포 세대로 이어졌다.

스펙 경쟁이 과열될수록 스펙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 이러한 경쟁사회에서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각박한 대학생들에게 연애와 결혼은 사치이며 윤택해졌을 때에야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되어버렸다.

특히 여성들은 출산 이후 불가피하게 생기는 경력 단절과, 그로 인한 불이익, 여전히 남아있는 유교적인 시댁 문화 등으로 인해 결혼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 등장 이전 사회에서 여성은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위치에 고정됐지만,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등장 이후 여성 역시 노동력의 제공자로 불림을 받으며 어머니의 위치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아직도 어머니가 된 여성을 노동력의 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리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또한 여전히 여성이 조직 내에서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유리 천장’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오늘날에도 여성이 어떤 조직의 리더가 되는 일은 뉴스에 대서특필 되곤 한다.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비혼 인구가 늘어날수록 출산율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11월 누적 출생아 수는 33만3000명에 불과한데, 이는 역대 최저였던 2016년 연간 출생아 수 40만6200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다.

국가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기획하고 내놓지만 경쟁에 찌든 청년들과 결혼과 출산이라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여성들은 점점 더 결혼을 거부한다.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사치일 뿐 아니라 이러한 기형적인 사회 구조를 사랑하는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누가 강요할 수 있는가? 끝이 없는 숨 막히는 스펙경쟁과 아무리 노력해도 뚫을 수 없는 유리천장, 출산 이후 돌아오는 불이익 등 이 기형적인 사회는 점점 청년들을 결혼으로부터 등 돌리게 만들고 있다. 국가와 도시 자체에서 수없이 내놓는 출산율 장려 정책들은 정작 청년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으로 보일 뿐이다. 더 본질적인, 사회적 차원의 정책이 강구돼야 한다.

강륜희 대학생기자ㅣ전남대 미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