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삐딱하게 보라 삼류가 세상 바꾼다

장항준 영화감독 강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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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으며 계속 발전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가 흔히 소비해온 영상창작물인 드라마ㆍ영화ㆍ예능 뿐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1인 미디어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일반 대중들이 보다 쉽게 창작자로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인 미디어 관련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에 지역사회 속에서는 개발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최근 광주시에서도 콘텐츠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며 광주콘텐츠코리아랩이라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광주ㆍ전남에서도 창작을 꿈꾸는 사람들이 시설과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장비 뿐만 아니라 각종 강연과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개발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강연 중 G.TALK 에는 지난번 웹툰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에 이어 ‘기억의 밤’, ‘싸인’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초대됐다.

장 감독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부터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아졌다. 공부보다는 다른 생각하기 바빴던 고등학생 시절, 당시 한국은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를 걷고 있었다. 당연히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었던 장 감독은 ‘영웅본색’에 강하게 몰입되어 자신의 이름을 따 ‘항준본색’이라는 타이틀로 자신만의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첫번째 창작물이었다. 손으로 종이에 한 자 한 자 집필한 이 소설은 한 명 두 명 친구들의 손을 거쳐 다른 반, 다른 학년에게 까지 전해지고 학교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그는 특별할 것 없던 자신의 글에 이렇게 열광했던 이유는 화려한 글 솜씨나 엄청난 스토리 구성 보다도 대중들의 욕구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악당들을 까다로운 선생님들로 묘사하며 악당들을 해치울 때 학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오늘날 인기 있는 작품들과 같은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런 창작의 경험이 영화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서였다. 영화 ‘썸머스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부모님께 영화감독의 길을 가겠다고 고백한 것이다.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의 부모는 아들이 하고싶다고 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었다고 한다.

장 감독은 결국 남의 관습으로 살았는지 내 길로 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인생에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기성세대의 경험도 존중하지만 사실 그들의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이고 지금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답은 아닌 것이다. 세상은 항상 삐딱한 창작자들에 의해 변해왔고 그 바뀌는 세상에 맞게 콘텐츠의 형태도 변화한다. 장 감독은 이 가치의 전복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삼류가 사회를 바꾸고 일류가 사회를 누린다.”

영상창작물에 대한 소비가 확장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인기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개발하려고 한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점은 익숙한 일류보다는, 장 감독의 말처럼 결국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조금은 낯설고 무모한 시도로 사회를 바꾸는 삼류가 되는 것도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이지선 대학생기자

광주여대 어린이영어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