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해법은 정도전 광해군 자주정신 중앙 집중은 줄이고 지방을 키워야지

김영집의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담론 신년대담 율곡 이이ㆍ김대중ㆍ노무현 적폐청산 목적은 민생구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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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 무술년(戊戌)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무술년을 살펴보니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한 해(698), 세종대왕이 즉위한 해(1418), 임진란을 끝낸 이순신장군의 노량해전의 해(1598)였더군요. 무술년 1898년 독립협회가 만민공동회를 시작한 해이고 중국에서는 개혁가 캉유웨이(康有爲)가 주도한 무술변법이 일어난 해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올해가 대통령 취임한 지 20주년인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김대중 주역으로 보니 무술년은 태양이 지상으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아침을(明出地上) 의미하는 괘로 덕과 용맹을 겸비한 장수가 당당하게 출전하는 모양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자신을 가지고 매사에 임하면 그간의 어려움은 봄 눈 녹듯이 사라지나 성급한 사람에게는 맹인이 지팡이를 잃고 비오는 산길을 가는 것과 같은(盲人失杖) 운세더군요. 주역이 올해의 정치를 예고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요새 그간 10년간 후퇴했던 민주정치가 회복되고 특히 닫혀있던 남북이 드디어 문을 여는 시작을 보며 매우 기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를 아주 잘하고 있어요. 내가 주장했던 4대국 평화보장론에 따라 미국과 북한간의 전쟁억제, 중국관계 회복, 마침내 인내하면서 북한의 남북평화교류를 이끌어 낸 점이 훌륭합니다. 노 대통령 안 그렇소?

노무현 맞습니다. 맞고요. 동북아평화의 중심은 우리나라가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세계평화의 건설자, 글로벌 발전 기여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 했던데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이죠. 올해 선거가 있는 일본의 아베는 미국에 기대어 북한 견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며, 러시아의 푸틴은 고립된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동북아질서에 새로운 주도자가 되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을 주창하며 북한 굴복 중국견제 패권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다 가라!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겠다’며 한 대 때려주고 싶지만 뭐 그럴 수도 없는 처지여서 국민들 보기엔 답답하기도 할 겁니다.

나는 정도전과 광해군의 자주 중립외교원칙이 훌륭하다고 평가해왔습니다. 사대교린(事大交隣)이되 요동정벌을 꾀하는 자주역량을 발휘한 정도전의 생각, 명청변화기에 실리적인 중립정책으로 우리 살길을 찾는 광해의 외교정책은 오늘날에도 변함없고 그런 각도에서 과거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하기도 했지요.

내가 어려운 짐을 많이 맡겼지만 운명을 바꾸어 왔듯 문재인대통령이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동북아균형자 역할을 잘 하리라 봅니다.

이이 두 분 지도자의 말 잘 들었습니다. 나는 권(權)으로써 변화에 대처하고 의(義)로써 일을 처리한다면 나라를 다스리기가 전혀 어렵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권은 중용에 나오는 말인데 수시부중(隨時得中)으로 때에 맞추어 중심(중용)을 얻는 것이고, 의는 일처리를 합당하게 하는 처사합의(處事合宜)입니다. 이런 면에서 동북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가 지녀야 할 두 기준은 오늘의 정세에 맞추어 대한민국의 번영과 동북아의 평화ㆍ공생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자국중심주의, 백성이익주의, 상호신뢰주의, 비침략주의 원칙을 두고 때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지혜로운 동북아 평화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초 김대중 대통령의 4대국 평화보장론,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 율곡 이이 선생님의 자국 백성중심 권의(權義)론이 오늘의 문제를 푸는데 큰 지혜가 될 것 같습니다.

외교문제는 이쯤 하고 올해는 국내적으로 적폐청산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것과 지방선거를 통해 나라의 새로운 기틀을 다시 세우는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이이 적폐청산에 대해 내가 한 말씀 드리죠. 나는 조선중기인 선조때 온 나라에 쌓인 적폐로 나라가 위기에 빠져있어 일대 경장(更張)을 해야 할 때라고 만언봉사, 진시폐소, 6조계 등 여러 차례 상소를 올렸다오.

동호문답에서 ‘먼저 잘못된 법을 개혁하여 민생을 구해야 합니다.(선혁폐법 이구민생ㆍ先革幣法 以救民生). 잘못된 법을 모조리 혁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니 그런 후에야 나라에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고 했습니다.

적폐청산은 민생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고 잘못된 모든 법의 혁파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조목조목 폐단을 이야기하고 개혁대안을 제시했지요. 그런데 이런 적폐개혁 주장을 조정의 법도를 혼란시킨다고 호들갑 떨며 왜곡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 언론이나 기득권세력들은 더하겠지요.

나는 동호문답 논안민지술(論安民之術)에서 ‘세상에 속된 견해가 매번 이와 같으니 이는 하나의 방책도 시행하지 않고 앉아서 망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민생의 도리에 궁함이 있으면 성왕(聖王)의 법이라도 고쳐야 합니다’고 썼습니다.

노무현 율곡 선생님 말이 맞지요. 틀림없지요. 저도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적폐를 개혁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만 다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제가 적폐세력의 칼에 맞았지요.

조선도 율곡 선생님 주창한 적폐개혁을 못하다 예언한대로 왜적의 침략으로 나라가 망했지 않습니까. 저도 돌이켜 보면 무모했지요. 검찰 국회 언론 등 우리 사회 최고 권력 집단을 단숨에 개혁하고자 했고, 가능한 인적처벌 없이 제도와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방법을 썼습니다만 한편은 무리였고 한편은 제도만으로도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적폐도 사람이 만들고 개혁을 뒤집는 일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역사는 결국 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니 이번에 대한민국 적폐청산이 인적 제도적으로 성공하도록 모두 힘을 모으시길 기대합니다.

벽초 노 대통령께서 지역균형발전의 대명사라 할 업적을 남겼는데 지방분권도 올해 추진해야 할 역사적 과제 아닌가요?

노무현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지방화의 모든 것이 역주행되었습니다. 새 정부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다시 국정의 중심과제로 추진할 것이고 이번에 지방분권을 제도화하는 헌법개정을 하고 법과 제도도 대폭 변경해야겠지요. 사실 지방자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목숨을 걸고 부활시킨 것이니 좋은 방안을 주셔야지요.

김대중 나도 노력은 많이 했지만 노 대통령처럼 과감히 수도를 이전하고 공공기관을 옮겨버리는 혁명적인 일은 못했지요. 역시 내가 노통을 잘 키웠지요. 하하하.

민주주의의 기본의 분권과 자치입니다. 사실 나는 동양의 맹자의 민권사상을 높이 평가합니다. 국민이 주인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설파했지요. 노자 사상에 나오는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사회는 사실 분권과 자치가 있어야 국민이 살기 좋고 전쟁도 필요 없는 공동체다는 것을 보여주지요.

세계 여러나라가 대국화되고 대도시화되어 이런 말이 이상사회로만 보이지만 될 수 있으면 국가 운영을 적게 하고 지방자치의 영역을 더욱 넓혀가는 것이 더 나은 직접적 참여민주주의의 길입니다.

올해는 지방자치선거야 있는데 좋은 정치적 인재들이 선출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써야 합니다. 내가 지방자치제를 부활시켰는데 하도 무능하고 부패한 사람들이 많이 뽑혀 지방자치제에 대한 회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플라톤의 말처럼 국민이 깨어있어야 하고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합니다.

벽초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정치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십니까?

김대중ㆍ노무현 일어납니다. 두고 보세요. 현재의 정치로는 안된다고 국민들이 보고 있기에 큰 정치변혁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역주의 투표는 크게 줄 것이고 시대교체 세대교체 변화 바람이 불 것 같아요. 요즘 정치 보니 총선 전 단계로 정당구도 변화도 일어날 것입니다.

벽초 정말 기대되는군요. 아무튼 올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대화와 교류, 지방분권개헌, 지방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확대 그리고 적폐청산이 이루어지는 무술년 해가 되길 염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방선거 해 더욱 새겨야할 말

국민심서① 준비된 시민주권이 필요하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불후의 고전명작이다. 오늘날 많은 정치인과 관료들이 이 책을 읽고 교훈을 얻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바른 정치에 대해서 알게 되는 교본이다.

여기서 목민의 의미는 백성을 다스리고 기른다(牧ㆍ다스리다ㆍ기르다ㆍ수양하다, 民ㆍ백성ㆍGoverning the people)는 것이고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리는 벼슬아치다. 심서(心書)는 마음의 책 혹은 마음으로 쓰는 책이라는 특이한 말이다. 다산은 머리말에서 심서(心書)라고 한 뜻을 ‘본디 나의 덕을 쌓기 위한 것이지 꼭 목민하기 위해서만은 쓴게 아니다. 목민할 마음은 있었지만 몸소 실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머리가 아닌 온 마음을 다해 쓴 것이란 말에 감동이 온다. 즉,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관(수령)들이 지켜야 할 지침을 내가 마음은 있었지만 몸소 못해 책으로 남긴 것이 목민심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왕조시대 수령이나 관리들이 국민들을 다스리는 시대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날로 진보되어 국민들의 주권이 강화되었고 촛불로 인한 탄생한 지금의 정부는 아예 정부명칭을 국민주권정부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니 목민심서를 현대판으로 쓴다면 국민주권심서라고 해도 될 일이다. 국민주권시대에는 관리들이 알아야 할 지침만 필요한게 아니고 시민도 공무원도 정치가도 기업인도 모두 함께 배우고 알아가는 도리나 지침이 필요하다.

평소 시민들이나 공무원들 강의를 하며 말했던 것들을 이제 이런 취지로 ‘국민심서’라는 란을 통해 전해보고자 한다. 주로 논어, 맹자, 노자 등 동양철학의 고전과 성경, 불경, 소크라테스부터 이어진 서양고전의 지혜로 국민심서를 엮어갈 생각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맹자 진심하(盡心下)편의 말을 새겨본다.

‘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맹자왈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맹자가 말했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다음이요, 임금이 가장 가볍다’. 사직(社稷)은 나라 또는 조정을 이르는 말이다. 이 구절은 맹자의 민본주의 민권사상을 대표한다.

‘백성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자가 될 것이요, 천자의 신임을 얻는 자가 제후가 될 것이며, 제후의 신임을 얻는 자가 대부가 될 것이다. 그러니 제후가 무도해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어진사람으로 바꿔 제후를 삼는다. 희생 제물도 다 마련됐고 제물로 올릴 곡식도 정갈하게 고여 졌으며 제사를 때맞춰 지냈는데도 가뭄이나 홍수가 생기면 사직단을 바꾼다’는 뜻이다.

지금 시대는 정치다변한 탓에 국민이 대통령과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을 다 뽑는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당과 인물이 뽑혀야 한다. 선거를 통해 선출하되 만일 무도하거나 정부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시민들이 직접적인 주민소환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말이 중요하다. 제물이 다 준비되어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 주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준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준비하지 않고 기대만 하니 변화가 안되는 게 현실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때 아닌가.

지역미래연구원 원장 前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 김영집의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