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장학금' 모호한 소득기준 바로잡아야

성적장학금 폐지ㆍ축소… \"가난한 학우 돕는것 좋지만 불공정\" 집안 형편 어중간하면 장학금 소외… \'모두에게 공평\'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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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적장학금을 폐지 또는 축소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대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공부를 열심히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면서 불만을 표출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소득층 학우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장학금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급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성적장학금 폐지 반대에 목소리를 모으는 분위기다.

최근 고려대는 지난해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혜택을 늘렸다. 대학은 성적을 잘 받아 취업하려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 학문의 전당인 만큼 장학금이 단순히 성적을 잘 받기 위한 수단에 머무르는 것을 바꾼다는 취지였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성적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을 폐지한 곳은 고려대가 첫 번째이고, 서강대를 비롯한 서울의 몇몇 대학들도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서강대는 지난 9월1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다산장학금(가계곤란장학금)으로 전액 배정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에 따르면 성적장학금은 경제적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고소득층 학생이 대부분 수혜층이라고 한다.

학교 측이 제시한 소득분위별 장학금 분배현황을 보면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성적장학금을 받은 331명 중 0분위 학생은 7명으로 가장 적었다. 반대로 10분위 학생은 93명으로 다른 소득분위 학생보다 성적장학금을 더 많이 받았다. 두 분위의 차이는 무려 13배가 넘는다. 소득분위별로 성적 수준이 나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재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성적장학금을 받고 있는 4학년 김모씨는 “나는 부유층도 아니고 저소득층도 아닌 어중간한 형편에 속한다. 소득분위로 장학금을 준다면 어중간한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보상, 동기부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성적장학금 폐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밖에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저소득층 장학금에는 찬성하지만, 현행 소득분위 산정의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소득분위가 잘못됐다’며 소득분위 이의신청 건은 한해 약 3만건이다. 편법으로 소득분위 산정을 이리저리 피해가는 ‘사각지대’를 그대로 둘 거면 성적장학금의 폐지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목소리에는 “그렇다면 등록금을 내리면 될 문제 아닌가”라는 친구들과 “가난하면서도 학구열이 있는 학생에게 장학금이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고려대는 성적장학금 폐지로 인해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저소득층 지원금을 받은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더 향상되었고, 처음에는 반대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나의 가난을 증명해야 하고, 그런 소득분위의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하는 숙제다. 모두가 공정하고 공평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김선민 대학생기자 ㅣ 조선대 중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