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마을에 숨겨진 4가지 보물

보물창고 완도 소안도 박재완의 남도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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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는 보물 창고다.

첫 번째가 소안도 선인들이다.

소안 항구에 들어서면 ‘항일의 땅, 해방의 섬 소안도’ 표지석이 섬의 역사를 이야기해준다. 소안도는 독립유공자 19명 비롯하여 57명의 애국지사를 배출한 항일운동의 섬이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제는 소안도 앞 당사도(옛 지명 자지도)등대를 설치하였다. 소안도 사람들은 등대에 잠입하여 일본인 등대수를 살해하고 등대를 파괴하는 등 한동안 등대 사용을 못하게 하는 투쟁을 벌였다.

이뿐 아니라 소안도의 소작쟁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소안도는 원래 궁방전으로 조선 왕실소유 땅으로 1905년 토지조사사업 때 친일파의 이기용이 소유권을 가로채, 분노한 소안면민들이 13년간 법정투쟁을 벌여 1921년 승소를 하였다. 이처럼 강고하고 확고한 항일운동의 구심점은 중화학원이었다. 농민들은 배워야 모든 투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성금을 모아 ‘사립 중화학원’을 ‘사립 소안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정식학교로 승격시켜 민족혼을 심는데 주력한다.

특이한 현상은 당시 6000명의 주민이 1만400원을 쾌척했다는 사실이다. 요즘 화폐단위로 1억이 넘는 돈이다. 그 당시 소안도에는 일본인들이 세운 공립학교가 있었으나, 일본 군무원 자녀 등 30여 명이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소안학교는 노화, 청산, 완도, 해남, 멀리 제주에서 까지 유학을 와서 150여 명의 학생이 있었다. 그러나 눈에 가시 같은 소안학교를 폐교 시키려 별별 음모를 하다가 1927년 일제의 사립학교 폐쇄령에 의해 강제로 학교가 문을 닫는다. 소안학교의 영향으로 800여명의 섬사람들이 일제의 보안감시망인 ‘불량선인’으로 찍혀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받고 살아가는 악몽의 생활을 했다. 이런 바탕이 소안도를 함경도 북청, 경상도 동래와 함께 가장 치열한 항일투쟁을 전개한 3곳 가운데 한 곳이 된 연유다.

두 번째는 2개의 천연기념물이다.

그중 하나가 미라리 472에 있는 천연기념물 339호다. 완도군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미라리에는 후박나무를 주목으로 모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밤나무, 생달나무, 광나무, 후박나무, 보리밥나무, 사스레피나무, 동백나무, 해송 등 24종 776주의 수목이 상록수림을 형성하고 있다. 규모는 1만6000㎡ 에 달한다. 수림대의 길이는 400m에 이르며 시각적으로는 소안도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한다. 기능적으로는 해풍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해 주는 방풍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낙엽활엽수가 난대 상록활엽수림 지대에 살아남은 것은 바로 인위적으로 보호를 받은 방풍림의 특성 때문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목신이 방풍림 속에 산다고 믿어, 이 방풍림을 잘 가꿔왔다. 고기잡이하러 떠난 자식과 남편의 만선과 무사 귀환을 나무에 의지해 기원하는 풍습도 있어 해안의 수목은 오래도록 보호되고 있다. 지금도 설날이면 첫 새벽에 용왕께 음식을 차려 놓고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를 지낸다. 미라리 해안은 풍부한 어족의 바다 낚시터로도 유명하여 가족단위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겨울 바다 낚시터로 전국에 알려져 겨울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 하나가 맹선리 상록수림이다. 소안면 맹선리 산 370와 산 402 일대에 8506㎡ 면적의 천연기념물 제340호 지정된 상록림이다. 사람의 보호를 받는 방풍림은 인위적인 간섭으로 천이가 정지되기 때문에 매우 독특한 희귀종이 보존되기도 한다. 맹선리 상록수림은 희귀수종이 다양한 국내최대의 난대상록수림이다. 수령은 200∼300년으로 추정되며 후박나무를 비롯한 21종 245그루의 상록수가 해안선을 따라 방풍림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길이는 500m에 이른다. 이 상록수림은 마을의 내지를 보호해 주는 방어림 역할과 함께 마을에 미관을 더해주는 풍치림 구실도 한다. 바람이 많은 해안지방이기에 방풍목적으로 보호되어 온 것도 하나의 형성 원인이다. 그보다 시장의 배경시설물로서의 역할도 지금까지 보호되어온 더 큰 이유다. 즉 이곳은 선박이 정박하기에 매우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시장이 성립되기에 알맞은 ‘장뜰’이라 하였다. 수림은 바로 따가운 햇볕을 피해주는 녹음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이곳이 인근 도서지방의 생활권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완도지방에 난온대 식물인 상록활엽수림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다. 잘 발달된 방풍림이 풍부한 난온대 식물이 적응하기 좋은 여름철에는 2∼3℃ 낮고 겨울철에는 2∼3℃가 높은 뚜렷한 해양성 기후대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한반도에서 가장 겨울이 짧은 영향의 탓으로 따뜻한 대만해류와 쓰시마해류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다.

세 번째가 명품 전복이다. 청정해역 맥반석 층의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며 살아가는 갈조류(다시마, 미역)만을 먹고 자라므로 전복 내장에서 해초냄새가 진동하며, 쫄깃한 질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장(腸)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치료에 효과가 있다. 봄과 여름에는 독이 있는데 이 독에 접촉하면 살이 부르터 종기가 되고 환부가 터진다”고 적혀있다. 우리 조상들은 전복을 약으로 사용 했다. 전복을 쪄서 말렸을 때 오징어나 문어처럼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기는데, 이것이 타우린 성분이다. 타우린은 담석을 녹이고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줄 뿐 아니라 신장기능을 향상시키고 시력회복과 함께 간장의 해독작용을 돕는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마지막으로 소안도 섬사람들이다.

항일정신 DNA를 계승한 소안도 섬사람들은 나라사랑 정신으로, 소안항에서 달목공원(1.3㎞)간에 약600m에 태극기 거리를 조성했다. 133개의 태극기를 365일 섬사람 각 개개인이 자기 국기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금은 섬 마을 전체로 확대 시켜 집집마다 태극기를 걸고 태극기 공원과 태극기 광장을 만들어 항상 태극기가 펄럭이는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로수로 조성하는 등 유별난 나라사랑을 하는 작은 섬마을 사람들이다.

(사)남도마실길 박재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