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다더라 아니면 말고?

근거없는 댓글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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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40번 버스 운전기사가 아이만 내린 채 차를 출발시켰다. 심지어 아이 어머니에게 욕설까지 내뱉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기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는 기사에 대한 비난과 악의적인 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 측의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이 너무 많아 떠올리기도 싫다”면서 “너무 고통스러워 자살까지 생각했었다”, “큰 충격으로 가끔 손발도 마비돼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까지 권유받았다”고 토로했다. 기사는 결국 휴직계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의문을 남긴 것은 ‘240번 버스 논란’에 불을 지핀 첫 제보자이다. CCTV와 조사결과가 밝혀지고 얼마 뒤 첫 제보자의 해명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죄인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허나 당신의 사과 글은 몹시 가볍다”, “애초에 이런 논란성 관심 받고 싶어 글 쓴 사람이 문제다. 이해 할 수가 없다” 등이다.

하지만 과연 첫 제보자만이 잘못일까.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냈었다. 그리고 그 누리꾼들을 향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좀 상식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너무 선동도 잘 당하고 앞 뒤 따지지 않고 한 사람을 매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갈수록 삭막한 사회가 되어가는 듯”,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으면 지금도 욕 하고 있었을 거 아니냐.”며 일침을 가했다. 누구의 탓을 할 수 없다. 불은 소수가 지폈을지라도 부채질은 우리 모두가 했다.

상당수 대학생들 역시 글을 올리지는 않았어도 그 여론에 마음이 쏠렸다.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참 난감하다. 만약 그 기사님이 내 눈앞에 있었다면 난 분명히 진실을 모른 채로 비난의 시선을 보냈을 것이고 그 분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대학 강모씨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개인과 사회의 필요에 의한 발언성 글 외에 자잘한 댓글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익명인가 실명제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상식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도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기사, 글 등을 확인하면 그 아래 수많은 댓글이 올라와있다. 한 자연미인 연예인의 기사에 올라온 댓글이다. “보톡스 좀 맞지. 연예인인데 관리 너무 안 하는 거 아니냐.” 이 글 바로 아래 또 다른 댓글이다. “보톡스 맞으면 성괴(성형괴물)라고 왈왈, 자연스럽게 나이 들고 있는데 이젠 또 성형하래. 진짜 제발 남한테 상처 주는 말 하지 말고 본인이나 잘하자. 거울보고 있지?”

더 이상 ‘~카더라’식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자극적이게 퍼져나가는 글은 없어야 한다. 더 이상의 무고한 사람이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지유 대학생기자ㅣ남부대 통합의료학과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