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어야 밝은 사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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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다 중(僧)이 되겠다고 했다. 왜? 중이 될 생각을 했는지?

하여간 나는 중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경상남도 합천에 있는 해인사주지스님에게 편지를 썼다. 물론 주지스님이 어떻게 생긴 분인지 법명도 성도 이름도 알지 못했다. 그런 분에게 중이 될 수 있도록 해인사로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또 하나 그 무렵이다 그림책에 있는 헬런켈러의 초상화를 보고 그와 그의 스승 엔서리 번에 대한 책을 읽고 두 눈을 가지고도 세상을 볼 수 없는 여자가 고난을 딛고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사람 그 누구보다도 성실한 삶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깨우쳐 준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지도해 준 스승 그 두 사람이 이 세상을 훤히 밝히는 등불 같아서,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중이 되겠다는, 중이 돼 헬런켈러와 엔서리 번과 같이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 고 했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수수께끼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인사 주지승이 답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중이 되지 못했다. 그 땐 원망도 했었지만 그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니었다. 라고 생각하고 꿈을 접었다.

그 꿈을 상실한 난 특별한 꿈이 없이, 하늘을 떠도는 구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따라, 지나가는 소슬바람 따라 살았던 것 같다. 분명 그랬었다.

때로는 쨍 쨍 내리 쬐는 강한 햇볕 또는 귀와 코끝을 오려 낼 듯 찬 기운에 흩어지고, 때로는 바위와 모래가 가로 막아 부서지고, 때로는 소슬바람에 날려 나뭇가지에도 걸치고 대나무 숲도 지나고 보리밭 나락 논도 지나며 세월에 등을 붙여 살다 보니 어느 새 검버섯 백발이 주렁주렁 비틀된다. 등에 손을 짚고 뒤를 돌아보니 어릴 적 꿈이 어렴풋이 스쳐 잠깐 몸을 세월에 기대 쉬고 싶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이 있다. 어릴 적 가진 꿈 그 꿈 중에 도둑이 되겠다고, 살인강도가 되겠다고, 흉악범이 됐다고 그런 꿈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도둑도 살인강도도 있다. 그걸 보면 어릴 적 꿈이 곧 현실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꿈은 있어야 한다. 그 꿈이 허사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좋은 꿈 훌륭한 꿈,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특히 어렸을 적 꿈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인류역사상 훌륭한 지도자 중에 어렸을 적 정치인이 되겠다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사람, 음악가 미술가 권투선수가 되겠다고 꿈을 가졌던 사람들 적지 않게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커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꿈을 꾸었던 사람, 재벌총수 중에 돈을 많이 벌어 큰 부자가 되겠다고, 꿈을 가졌던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꿈은 희망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이 있다. 그 희망 그 꿈을 향해 꾸준히 노력 하는 자만이 그 희망을 위해 매진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어린이에게 청소년들에게 유익하고 밝은 꿈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꿈을 갖는 것이 곧 밝은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퇴폐한 사회를 바로 잡는 길이다.

한정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