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ㆍ지만원 주장 베껴쓴 전두환 회고록"

전남대 5ㆍ18 연구소 회고록 분석 북한 특수군 개입 정황 의심 406페이지 왜곡 패턴 동일 시종일관 엉뚱한 논리… 전씨 5ㆍ18 희생양 아닌 수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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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지만원씨와 일간베스트저장소 등 5ㆍ18광주민주화운동 왜곡ㆍ폄훼 세력의 ‘북한군 개입설’을 그대로 기술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전남대 5ㆍ18연구소는 전두환씨의 회고록 중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5ㆍ18을 왜곡ㆍ폄훼하기 위한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며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5ㆍ18 폄훼 세력의 논리를 그대로 베꼈다. 회고록의 큰 줄기는 결국 북한군 개입”이라고 분석했다.

전씨의 회고록 중 5ㆍ18이 언급되는 부분은 제1권 ‘혼돈의 시대’에서만 169쪽(376쪽~544쪽)에 달한다. 회고록에는 시종일관 5ㆍ18이 ‘광주사태’로 적혔다. 전씨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사건을 은폐ㆍ왜곡하기 위해 사용했던 용어다. 유신독재체제 연장을 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항거한 광주시민을 되레 ‘폭도’로 규정지은 것이다.

전씨는 광주시민들의 ‘불순함’을 강조하기 위해 5ㆍ18 왜곡ㆍ폄훼 세력의 ‘북한군 개입설’까지 끌어들였다. 5ㆍ18 당시 양민학살이 없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전씨는 회고록에 “(5ㆍ18이)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다”(406쪽)고 적었다.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군 개입을 금시초문이라 밝힌 것과 대치된다.

5ㆍ18연구소 김희송 교수는 “전씨가 기존 발언을 번복하면서까지 북한군 개입설을 회고록에 넣은 까닭은 ‘5ㆍ18 당시 국군은 선량한 양민을 학살한 적 없다’는 말을 완성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의 논리로는 북한군이 개입되면 광주시민들은 불순분자가 되기 때문에 살상해도 무관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전씨의 회고록이 십수년째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지만원씨와 김대령씨, 일베 등 5ㆍ18 왜곡ㆍ폄훼 세력의 논리를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전씨의 회고록은 지만원 저서 ‘5ㆍ18분석 최종보고서'(2014년)와 김대령의 저서 ‘역사로서의 5ㆍ18′(2013년) 등과 표절이 의심될 정도로 내용이 일치한다.

김교수는 “전씨의 회고록은 그동안 5ㆍ18 왜곡ㆍ폄훼 세력들이 주장했던 내용을 ‘집대성’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5ㆍ18 경험자들의 발언을 짜깁기하거나 시간의 순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내용만 인용하는 패턴은 지만원씨 등이 그간 보여줬던 것과 같은 왜곡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5ㆍ18 왜곡ㆍ폄훼 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온 것은 통상 당사자의 경험과 체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회고록’의 취지에서도 어긋난다. 전씨는 회고록 서문에서 본인은 5ㆍ18과 무관하며 당시 계엄군의 투입과 작전지휘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서는 ‘5ㆍ18사태의 실체에 관한 논란’ 등 169쪽 분량의 해명을 늘어놓는다.

김교수는 “전씨가 5ㆍ18과 무관하다면서도 북한군 개입설을 끌어오는 등 (그의 주장대로라면) 경험 외의 사안을 회고록에 담은 것 자체로 모순”이라며 “이번 회고록에서 5ㆍ18 부분은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게 중심 내용이다. 5ㆍ18을 왜곡ㆍ폄훼하려는 의도가 짙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 “5ㆍ18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봤던 것은 전씨다. 권력의 찬탈 과정에서 최고 실권자 역할을 맡았고 5ㆍ18 관련 그의 책임 소재를 밝힐 근거는 넘쳐난다”면서 “그는 스스로를 5ㆍ18의 ‘희생양’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지난 1997년 대법원 판결 등 사법적 단죄는 그가 지은 엄중한 죄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