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어둠 짙은 부동산 시장, 바닥은 멀었다.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2024년 05월 02일(목) 09:09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부동산 시장이 바닥이라는 낙관론과 아직은 이르다는 비관론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국적으로 상승하면서 낙관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더해가는 듯도 보인다. 전세가 상승은 흔히 주택가격 상승의 전조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이다.

아파트 전세가가 상승하는 이유를 더 세분해서 봐야지 무작정 전세가가 상승한다고 해서 뒤따라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전세시장의 한 축을 맡고 있던 빌라시장이 여러 건의 전세 사기 사건으로 무너지면서 아파트로 전세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심리도 때를 기다리는 쪽으로 쏠리면서 아파트 매수를 선택하지 않고 있다. 되레 날마다 쌓여가는 엄청난 아파트 매물량에 비해 거래량이 미미한 것은 아직 바닥이 멀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상승장이 시작 됐다면 전세가 상승과 동시에 거래량이 동반 상승 해야 한다. 전세가가 상승해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던 예도 많이 있다. 가까운 사례만 보더라도 2009~2014년 전세가가 20%정도 상승했었으나 반대로 아파트 가격은 30%이상 하락했다.

주택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이야기하기에는 지금도 여러 가지 해결되지 못한 난제를 안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무려 134조 원에 달하는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버렸다.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한다면 2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금리 문제만 해도 미국의 꺼질줄 모르는 경기 호황 때문에 금리를 내리기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 OECD 최고의 개인부채 국가라는 반갑지 않은 타이틀을 수년째 안고 있는 한국도 더 이상 은행 대출을 풀어서 부동산 시장을 띄우기 힘든 상황이다. 효과는 불투명하지만 국가의 예산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을 시행해서 간접적인 부동산 시장 띄우기를 고려해 볼 수도 있겠으나 이 또한 비교적 건전하던 정부부채가 현 정부 들어와서 국민총생산의 50%를 넘어서면서 위험수위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개인과 정부 모두가 위험한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는 위험하다. 미국 블름버그 통신은 최근 한국의 부동산 관련 그림자금융(비은행권)이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이런 난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부동산의 봄은 아직 먼 것 같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