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44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주남마을 희생자 위령비와 마을회관 일원에서 ‘제11회 기역이 니은이 축제’가 열렸다. |
주남마을은 1980년 5월 당시 공수부대원들의 총격으로 주민들이 희생당한 지역이다. 당시 주남마을 뒷산에 주둔해 있던 11공수여단은 5월 23일 오전 주남마을 초입부의 광주~화순 간 15번 국도위를 지나던 25인승 미니버스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승객 1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11공수여단은 부상자 3명 가운데 2명(채수길·양민석 열사)을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고 가 총살하고 암매장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같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기역이 니은이’ 축제를 열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광주YMCA는 첫 행사 당시 ‘기억하라 녹두밭 웃머리’의 초성을 따온 ‘기역이 니은이’라는 이름으로 주남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인권문화제를 열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주남마을 암매장자 위령비 앞에서 전통무용가 유금님씨가 살풀이 춤을 추고 있다. |
오전부터 진행된 행사는 주남 마을회관에서 위령비까지 만장기 행진을 시작으로 △살풀이 공연 △민주·인권·평화 시 낭송 △치유·평화의 퍼포먼스 △희망의 인권 소지 담기 △인권 도자기 컵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남마을의 치유·평화를 담은 울림을 널리 알렸다.
이철성 위원장은 “공수부대의 버스 총격 현장이었던 5·18 사적지 주남마을은 주민들과 함께 11년째 재능기부로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에 트라우마를 축제로 승화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후손들에게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남마을의 미래를 꿈꿔 나갈 수 있는 뜻깊은 행사로 이어지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