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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머스크는 자신의 X(당시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 문양에게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하루 만에 앱 내에선 파랑새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앱 명도 ‘트위터’가 아닌 ‘X’로 바뀌었다. 앞서 머스크는 회사 ‘X 법인’을 새로 설립해 트위터 법인과 합병시킨 바 있다. 트위터의 새 이름과 로고 ‘X’도 여기서 따왔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머스크가 17년 브랜드 가치를 지닌 ‘파랑새’를 굳이 ‘X’로 변경한 것은 단순히 ‘업데이트’ 개념이 아니라는 뜻이다.
머스크는 ‘X’ 로고 공개 후 트위터를 메시징,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함께 제시했다. 린다 야카리노 X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X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비디오와 오디오, 메시징, 은행 및 결제 분야의 경험을 계속해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X’는 머스크의 오랜 꿈이었다. 그가 1999년 공동 창업한 은행 스타트업의 이름은 ‘x.com’이었으며, 경쟁사인 페이팔과 합병 후 새롭게 지은 회사명도 ‘X-페이팔’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X-페이팔’을 ‘X’로 바꾸려고 시도하다 직원들의 반대로 끝내 이루지 못했다. 머스크는 최근까지도 새로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에 ‘xAI’라는 명칭을 붙이는 등 ‘X’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머스크의 ‘비전’과 ‘애정’에도 ‘X’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마케팅 전문가 벤 파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파괴하는 것이 사업상 현명한 결정인 이유를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마케팅·브랜드 컨설팅 그룹 메타포스의 공동창업자인 앨런 애덤슨은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관점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며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가장 빠른 해체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안타깝게도 우려는 점점 현실이 돼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머스크는 “광고 수익이 약 50% 감소했으며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실제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X는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 동안 미국 내 광고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X는 디지털 광고 기술 회사인 인테그랄 애드 사이언스와 1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익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더욱이 최근 머스크는 ‘차단’ 기능을 없애고, 무료 서비스인 ‘트윗덱(게시물 모아보기)’을 유료화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밝히면서 이용자들의 비판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많은 논란 속 과연 머스크가 오랫동안 그린 슈퍼 만능 앱 ‘X’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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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