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종필>산불 예방은 미래 세대에 대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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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종필>산불 예방은 미래 세대에 대한 선물이다
박종필 전남도 환경산림국장
  • 입력 : 2024. 05.13(월) 18:16
전라남도 환경산림국장 박종필
“5월경 아까시 나무에 꽃이 피면 산불이 끝난다”라는 속설이 있다. 5월은 나무들이 물을 머금어 수분 함유량이 많아지고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이기에 산불이 나더라도 크게 번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겠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 정설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산불 관련 키워드를 보면 “연중 발생, 동시다발, 대형산불” 등으로 이제는 우리의 생활 속에 일반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산불은 대기가 건조한 봄철과 가을철에 주로 발생한다.

봄철 산불은 주로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하는 3~4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봄철 행락철 및 가정의 달인 5월에 많은 이들이 야외 활동에 나서면서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나 부주의한 소각 등의 행위로 인한 산불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봄철 산불 대응을 위해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특별 산불 예방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한 날씨, 기후 여건 등에 따라 이 기간을 연장 운영하고 있다.

동해안 위주로 자주 발생하던 대형 산불 추세가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해 이전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시기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례 중 하나로 2022년 5월 31일에 발생한 경남 밀양시의 대형 산불이 단번에 축구장 1000개 면적(744ha)의 임야와 건축물 6동 등 약 76억 원의 재산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해당 산불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히 건조해진 날씨와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돌발 가뭄’에 주목하고 있다.

돌발 가뭄은 단순히 강수량 부족으로 서서히 발생하는 일반 가뭄과는 달리 다양한 기상이변에 의해 급격하게 발생하는 가뭄으로 정의되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발생하는 돌발 가뭄이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돌발 가뭄의 피해는 여름철에도 산불이 발생해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산불 발생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건조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산불 등 재난으로 인한 인명, 재산, 환경 피해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이 같은 현상과 함께 봄철 및 여름철 고온건조 현상이 심화되고 겨울철에는 적은 강수량 등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점차 연중에 동시다발적으로 대형화되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 기온이 20세기 초보다 1.4도씨 상승함에 따라 202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은 연평균 8369ha로 2010년대 857ha보다 약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산불 발생 일수도 2000년대 136일, 2010년대 142일, 2020년대 169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범정부적으로 추진했던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5월 15일로 마감된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678건의 산불로 4006ha의 산림 피해가 주로 봄철인 3월부터 5월까지 발생하였고, 그 원인도 입산자 실화 32%, 영농 부산물 소각 24%, 담뱃불 실화 6% 등이 원인이었지만 기후변화 등에 따른 이상 기온으로 발생 될 수 있는 산불 예방에 대한 긴장의 끈도 절대 놓아서는 안된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들의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재난이 아닌 사회 재난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산불 피해로 인한 복구에 많은 시간과 재정 투입 및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산불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미래 세대에 전가되는 까닭에 우리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전남도에서는 산불을 원인별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예방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ICT 플랫폼 등 최신 AI 기술을 활용한 첨단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등 연중 산불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산불은 ‘진화보다는 예방이, 단속보다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연중, 동시다발, 대형화’되어 가고 있는 산불에 도민 여러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가 감시원이라는 마음과 지금의 자연은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권리이자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의무임을 생각하며, 산불예방 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주시고 산림 지역 주변에서 소각 행위 등을 발견하였을 경우 즉시 산림 당국에 신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