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조량 감소’ 농민에만 피해 떠넘길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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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조량 감소’ 농민에만 피해 떠넘길 텐가
장기적인 농업대책 마련해야
  • 입력 : 2024. 05.01(수) 16:54
전남도가 잦은 강우와 일조량 감소 등에 따른 마늘 2차 생장(벌마늘)을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에 나서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2차 생장으로 생산량 감소는 물론 포전거래까지 이뤄지지 않아 농업인이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온난화와 이상 기후는 국가적 재난에 다름 아니다. 농업을 보호하고 위험을 분산 시키려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한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주요 시·군 평균 강수량은 평년 73㎜에 비해 49% 증가한 110㎜로 집계됐다. 반면 일조시간은 183시간에 이르던 평년에 비해 24% 줄어든 159시간에 머물렀다. 이렇게 일조시간이 줄면서 최근 전남도농업기술원이 4월 기준 마늘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전남지역 전체 마늘 재배면적 3443㏊ 가운데 20% 정도가 2차 생장이 발생했다. 2차 생장은 마늘 알맹이 하나 하나에 잎이 올라오는 피해다. 통상 6~10알이 생성돼야 할 마늘 한 쪽에서 최대 20여 개 정도의 마늘 알이 불규칙하게 자라 판매조차 불가능하다.

올 들어 비오는 날이 계속되면서 전남은 역대급 일조량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멜론과 딸기, 파프리카, 장미 등 주요 농작물도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이 떨어지고 상품성이 저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그야말로 재난에 가까운 이상 기후가 가져온 결과다. 일조량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특성과 계절 패턴의 변화가 가져온 분명한 재해다.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예측하는 것도 어려워 농업에도 큰 악 영향을 미친다. 더 이상 농민에게만 피해를 떠넘겨서는 안된다.

정부는 2중고를 넘어 3중고에 시달리는 농민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신속한 피해조사와 저품위 마늘 수매가 이뤄지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농업대책도 필요하다. 기후 변화는 위기이면서 기회다. 변화하는 기온과 환경에 맞춰 적합한 농작물을 선택하는 것은 농민과 자치단체에 더 이상 선택이 아니고 필수적인 숙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