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지도읍 한 갯벌에 설치된 갯벌진입금지 표지판. 독자 제공 |
박씨는 “마을 앞 갯벌의 물때를 그 누구보다 더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낙지 잡는 재미에 흠뻑 빠져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을 몰랐다”며 “때마침 바닷가로 나온 주민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씨가 생사의 기로에 섰던 자동리 방조제 앞은 신안군이 ‘갯벌 늪지대’로 지정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갯벌에 빠지면 쉽게 나오기가 어려워 10년 사이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도읍공원관리위원회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갯벌진입금지’ 경고문을 설치해 출입을 막고 있지만, 박씨는 이를 무시하고 들어갔다 큰 화를 입을 뻔했다.
최근 전남지역 갯벌이나 바닷가 등지에서 어패류와 해조류를 채취하다 제때 빠져나오지 못해 부상당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신안군 자은도 백길해수욕장에서 고둥을 캐러 갔던 A(74)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6일에는 완도군 소안면 당사도 서쪽 해안가에서 우뭇가사리를 채취하러 나선 B(72)씨가 실종된 지 나흘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양경찰은 어패류.해조류 채취 관련, 전남 해안의 인명사고가 급증하면서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해경은 갯벌 등에서 해산물 채취를 하기에 앞서 △물 때 시간 확인 및 알람 설정 △구명조끼 착용 △신발 착용 △안개가 낄 시 즉시 현장에서 나오기 △갯골 지역 피하기 △최소 2인 이상 활동 등 6가지 안전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고령자들의 경우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다 넘어지거나 부상을 입을 경우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며 “고령자들은 갯벌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안개가 끼면 방심하다 길을 잃고 헤매다 물때를 놓쳐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안개가 끼기 시작하면 현장에서 즉시 나와야 한다”며 “바닷가 사정을 알지 못하는 관광객들이 가끔 물때를 놓쳐 위험한 순간에 놓이기도 하는데, 최소 2인 이상씩 움직여 사고 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송희 기자 songhee.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