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서포터즈 참여했더니 '단순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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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대기업 서포터즈 참여했더니 '단순노동'
작년 "불이익 당했다" 60%… 경험도 못얻고 기업 정보도 깜깜
  • 입력 : 2016. 07.25(월) 00:00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대학생들은 단순히 학업뿐만이 아닌 '스펙'을 쌓기 위해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 들어가고 싶다면 현대자동차의 해외봉사단인 해피무브가 되어라, 은행권에 취업하고 싶다면 각 은행의 홍보대사가 되어라'는 대한민국 취준생들의 공식과도 같다. 대외활동은 사회공헌활동과 동시에 대학생들에게 희망하는 기업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어준다.

현재 각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홍보대사에서부터 서포터즈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학생으로서 기업과 함께 사회에 도움이 되고 또 가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얻고 스펙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외활동에서 을의 서러움을 겪고 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의 '2015년 대외활동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외활동에 1번 이상 참여해본 학생들 중 60.5%가 대외활동을 하며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모집공고를 낼 때와는 달리 실상 선발되고 난 후에는 단순노동, 열정페이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불이익을 경험한다고 해도 추후 취업에 불이익이 올 걱정에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 또한 얼마 전까지 모 기업의 서포터즈로 활동했다. 하지만 활동 후에 느낀 점은 '느낀 점이 없다는 것이 느낀 점'이었다. 대학생들이 대외활동을 하는 것은 스펙을 쌓기 위함도 있겠지만 해당 기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사회경험을 쌓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단순히 해당기업의 홍보 포스터를 전해주면 그것을 SNS에 올리거나 야외에서 제품홍보를 하는 것뿐이었다. 그 기업에 대해서 알아볼 시간도, 해당 제품이나 해당 업계의 트렌드에 대해서도 그다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느낀 점이 없는 서포터즈 활동이 과연 추후에 나의 취업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주위에 대외활동을 참여하고 있는 몇몇 학생들은 '수료증 하나로 홍보에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라고 귀띔했다. 모 주류기업의 서포터즈로 활동한 A씨는 상권의 주점을 모두 돌아다니며 홍보활동을 하고 이를 보고하는 일도 했다. 과연 이 일이 완전한 노동의 영역 밖의 일이 라고 할 수가 있을까?

이러한 현실로 인해 일각에서는 서포터즈도 인턴처럼 노동자로서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송정화 대학생 기자ㅣ전남대 식품생명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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