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버린 전남 화순 풍력발전기…이유는 미궁속
2016년 강원도도 사례 발생
사고 원인 지금까지 못 밝혀
화순, 풍력발전기 민간사업자
독일 제작사 측 기술자 불러
2025년 04월 22일(화) 11:06
지난 21일 오전 2시50분께 화순군 화학산 중턱에 설치된 한 풍력발전소에서 높이 127m 풍력발전기 한 대가 쓰러졌다. 뉴시스
최근 마치 엿가락처럼 휘어진 전남 화순군 야산에 설치된 대형 풍력발전기 타워(지지대)와 관련해 원인규명이 미궁이 빠지면서 해당 사업자가 독일 측 제작사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화순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50분께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야산에 설치된 높이 127m짜리 풍력발전기 타워가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화순군은 후속 피해를 우려해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정밀안전진단 등을 실시했다.

해당 발전기의 민간 기업인 A사는 지난 2023년 6월 발전 용량 4.7MW짜리 풍력발전기 11기에 대한 설치 공사를 마치고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정부로부터 최초 발전사업 허가는 2014년 받았지만, 환경영향평가나 개발행위 허가 등 후속 절차와 주민 반대 민원을 해결하는 데 5년 넘게 걸려 2020년 3월에서야 기초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공사를 시작한 A사는 풍력발전기 구성품 일체를 독일 제작사(지멘스가메사)에서 모두 수입했다. 구성품을 현장에서 조립 및 설치하는 작업도 제작사에서 파견한 기술자가 감독했다.

문제는 지난 2016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인이 지금까지 규명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16년 3월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현재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화순군 관계자는 “날개가 떨어지는 등 전국에서 풍력발전 사고는 종종 발생했지만, 타워가 쓰러진 것은 태백 이후 2번째로 알고 있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나 주민 재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사 측 관계자도 “제품을 만든 제작사가 봐야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 자체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A사는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 제작사가 직접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기술자 파견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