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133-4>李, 영남권 경선 90%대 ‘압승’…‘대세론’ 확인
1차 충청권도 88.15% 압도적 1위
누적 투표율 64%…지난 대선보다 ↑
"정책비전·포용력·타후보 협력 중요"
26일 호남권 경선…27일 최종 확정
2025년 04월 20일(일) 18:29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A홀에서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경선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초반부터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대선 경선의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 이 후보가 유효투표 7만3255표 가운데 6만6526표를 얻으며 90.81%의 득표율로, 4341표(5.93%)를 득표한 김경수 후보와 2388표(3.26%)를 확보한 김동연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이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6만4737표(91.10%)를 얻었으며, 김경수 후보는 4020표(5.66%), 김동연 후보는 2308표(3.25%)에 머물렀다.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후보는 1789표(81.6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며, 김경수 후보는 321표(14.66%), 김동연 후보가 80표(3.65%)에 그쳤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충청권 경선에서도 88.15%(5만7057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당내 공고한 ‘대세론’을 확인했다.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5만5948표(88.16%)를 얻었으며, 김동연 후보는 4776표(7.53%), 김경수 후보는 2736표(4.31%)에 머물렀다.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후보는 1109표(87.32%)를 획득했으며 김동연 후보 107표(8.43%), 김경수 후보 54표(4.25%)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틀간 누적 득표율은 이 후보 89.56%(12만3583표), 김동연 후보 5.27%(7271표), 김경수 후보 5.17%(7131표)로 집계됐다.

경선 투표율은 영남권 70.88%, 충청권 57.87%로, 누적 투표율은 64.11%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 치러졌던 같은 지역 대선 경선 투표율보다 높은 수치로 당내 일각에서는 ‘어대명’ 구도로 인해 이번 경선이 ‘하나마나한 경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이 후보의 독주가 예상된 결과였던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경선의 긴장감과 활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로 당내 경쟁이 위축되고 형식적인 경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사실상 정상적인 대선 일정이 아닌 데다가 이 후보의 출마가 ‘시대정신’으로 불리는 만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 그리고 이 후보 자체적으로도 서로와 자신을 향한 건전한 비판과 검증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비이재명계인 김동연, 김경수 후보의 경우 이번 대선을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협력적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네거티브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김동연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를 향해 “당 대표직을 수행하며 내란 종식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며 장내 박수를 유도한 후 “오늘 함께한 우리 후보들은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기는 경선을 통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번 경선의 최대 목표”라며 선을 그었으나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두 후보와 함께 최선을 다해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당 내·외부적으로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선출이 유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보여줄 정책적 비전과 포용력, 그리고 타 후보와의 협력 메시지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호남권 투표 결과는 오는 26일, 수도권·강원·제주 투표 결과는 27일 나온다. 최종 후보는 27일 권리당원 투표 결과 50%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해 결정한다. 한명의 후보 득표가 과반일 경우 결선투표 없이 바로 후보로 확정된다.
김선욱·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