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마케팅 곳곳에 투입된 주황색
(291) 주황색과 기업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2025년 04월 16일(수) 10:20 |
![]() 에르메스 로고. 출처 www.hermes.com |
주황은 빨강처럼 따뜻한 색으로, 심장박동 수나 맥박 수를 증가시킨다. 그래서 색조가 밝아질수록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주황색을 향신료처럼 사용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생동감이 있는 주황색을 소량만 사용하라는 뜻이다. 주황색을 잘 사용하면 발랄하고 활기 넘치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경박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황색은 상황에 따라 ‘저렴한 가격’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싸고 손에 넣기 쉽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바겐 세일(bargain sale)을 하는 소매업자에게 좋은 색깔이다.
주황색은 주목하거나, 창조적이거나, 파격적인 감각을 표현할 때,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다. 강렬한 이 색은 신경을 건드리고 피곤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색채와 로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고유한 색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에르메스(Hermes)는 주황색을 사용한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ING생명은 자국의 컬러 이미지인 오렌지색을 회사의 이미지로 연결해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1845년 설립된 보험회사 내셔널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에 뿌리를 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오렌지색 N자를 CI로 사용해 왔다.
1881년 설립된 네덜란드 국영 우체국 은행 Rijkspostspaarbank는 네덜란드 정부를 상징하는 푸른색 사자 문양을 CI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1991년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네덜란드의 대표색인 오렌지와 사자가 만나 ING 생명의 오렌지색 사자로 탄생하게 됐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4월 ‘퀸즈 데이’ 축제가 열리는데, 네덜란드 국민은 전국적으로 오렌지색 옷과 장식, 얼굴에 분장하고 거리를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인다.
나이키의 로고는 빠른 속도를 의미하는 ‘휙(SWOOSH)’이다. 나이키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따온 것이다. 로고의 색상은 오렌지색을 사용하고 있다.
페덱스의 로고는 ‘밤새 달려가 물건을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별밤의 항공사’ 또는 ‘올빼미 작전’으로 알려졌다. 페덱스는 원래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며, 미국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과 거래하는 것처럼 믿음이 가고, 익스프레스(Express) 제트기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해 아주 빠르다는 두 단어가 합쳐져 탄생한 이름이다. 로고의 색상은 파랑과 주황을 채택하고 있다.
(주)유유제약 회사에서는 비타민C 광고를 노란 레몬의 이미지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 오렌지색 전략으로 차별화했다. 특히 오렌지가 레몬보다 비타민C 함유량에서 앞선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대웅제약 회사는 하얀색과 연두색이던 기존의 소화제와 차별화해 오렌지색 마케팅으로 제품 색상과 일치시키는 전략을 선보였다. 특히 오렌지색은 따뜻하고 활기차면서도 빨간색보다 부드러워 즐거움을 자극하기 때문에 소화제 광고의 딱딱함을 피할 수 있었다. 대웅제약의 로고는 오렌지색이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오렌지색 엔시아’라는 광고 카피로 대박을 터트렸다. 오렌지색 엔시아는 제품의 특징인 비타민C가 들어 있는 점에 착안해 나온 키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