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익·환경칼럼>도서 지역 갈증 해소 지하수저류댐
오주익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사업처장
2025년 04월 14일(월) 13:38 |
![]() 오주익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사업처장 |
기후위기에 따른 물부족 현상은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철학, 경제, 정치 분야를 넘나드는 세계적 석학 에릭 오르세나는 그의 저서 ‘물과 미래’를 통해 향후 물의 희소성은 가중되고 지역간 물문제는 편중되어 국가 간 분쟁까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수도법 제2조는 국가는 모든 국민이 질 좋은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상수원 및 수도시설 관리 등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강우 패턴이 변하고 극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지며 안정적 물 공급 여건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최근 신문과 뉴스 등의 보도는 이를 반영한다. ‘50년만에 최악의 가뭄’, ‘관측이래 최저 강수량, ‘가뭄에 따른 영농차질’, ‘섬지역 제한급수 시행’ 등 물에 대한 보도가 자주 등장한다.
도서 등 계곡수와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들의 여건은 날이 갈수록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겨울철에서 봄철 사이 가뭄이 심화되면 제한급수와 운반급수에 의지해 물을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새로운 물관리로 국민의 불편을 해결하고 대체수자원 개발 등을 통해 극한 기후로부터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물기본권을 지켜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와 함께 도서·내륙지역 등 물공급 취약지역에 자연적으로 흘러나가는 지하수를 저장해 미리 확보하고, 주민에게 공급하는 지하수저류댐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손실(증발산)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뭄 시에도 일정량의 수량과 수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남권 유역에서는 2021~2022년 영광군 안마도, 완도군 보길도에 지하수저류댐을 설치해 주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역할을 했으며 소안도와 청산도에도 사업을 확대하여 섬 지역의 신규 물그릇 추가 확보 및 효율적인 용수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지하수는 미래를 위한 수자원으로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하수저류댐 확대를 통해 극한 가뭄에도 유연히 대처해 나가겠다. 지하수저류댐을 지역 맞춤형 수자원 시설로 활용 가치를 높여 물 공급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전국 어디에서든 모든 국민이 질 좋은 물을 공급받는 시대를 지켜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