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대선에 '대왕고래' 향방은…사업 동력 상실에 투자유치 비상등
동해 해상광구 지분 참여 입찰 공고…7월 협의 돌입
尹, 첫 발표 직접 설명…정치 공방에 예산 전액 삭감
첫 탐사시추 사실상 실패…새 정부 사업 추진 미지수
석유公, 2020년부터 자본잠식…올해 4억弗 사채 발행
2025년 04월 11일(금) 14:4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위해 발언대로 입장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정국 돌입으로 정부 역점 사업인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첫 탐사 시추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정책 추진력까지 잃게 되며 해외 투자 유치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달 21일부터 ‘동해 해상광구 지분 참여 입찰 공고’를 내고 6월20일까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엔 우선협상대상자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석유공사가 해외 석유 메이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최근 사업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첫 탐사 시추에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데 다가,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동력까지 상실해서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은 윤 전 대통령이 각별하게 챙기던 사업이었다. 전례 없던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은 시작부터 정치 공방에 휩싸였다.

야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며 정부 출자금으로 잡힌 497억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당초 석유공사는 첫 시추 소요 비용인 1000억원의 절반은 정부 출자금, 나머지 절반은 공사 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어렵사리 추진된 1차 탐사 시추 결과는 사실상 실패였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질의 저류층, 두꺼운 덮개암, 셰일층을 확인했지만 탄화수소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차기 대선을 통해 들어설 새 정부가 윤 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을 계속 끌고 갈지는 미지수다.

결국 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선 투자 유치에 성공하거나 자체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석유공사의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20년부터 자본 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자기자본이 바닥난 석유공사는 부채로 연명 중이다. 지난해 반기 말 장기차입금 잔액은 12조6470억원으로 장기차입금 의존도는 63.94%에 달한다. 올해에만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4억 달러(5900억원)의 사채 발행에 나선다.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이어갈 필요가 크다고 보고 해외 메이저 기업과의 투자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2월 국회에서 “해외 투자 유치나 해외 협력은 필수”라면서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해외 메이저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