뻗어나가는 '산불 공포' 기후 위기 극복으로 해답 찾아야
[신간]파이어 웨더
존 베일런트│곰출판│2만8000원
2025년 04월 10일(목) 09:59
파이어 웨더
산불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경북 일대를 뒤덮은 산불로 인해 82명의 사상자와 역대 최악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산불이 전국에서 발화됐다. 이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도 유례없는 대형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2019년 인도네시아, 2022년 미국 캘리포니아, 포르투갈, 2023년 캐나다, 미국 하와이, 지난해 칠레 등이 대형 산불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떠안았다.

이에 학계에서는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실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기후변화가 산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산불 피해 규모 역시 전 세계를 ‘산불 포비아’에 떨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LA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대 275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도 2020년대에 발생한 국내 산불 피해 면적은 2010년의 약 7.8배에 달한다는 수치를 산림청이 발표했다.

이는 산불을 단순한 인적사고나 자연재해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기후 위기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불을 기후재난으로 분류해 통합적으로 관리·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 ‘산불 포비아’가 퍼져나간 지금 이에 관한 문제를 심도 있게 살펴보며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여러 언론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며 찬사를 받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파이어 웨더’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적시에 고찰한 책이다.

작품은 전반부 불과 인간의 관계, 석유산업이 우리 삶에 끼친 영향들을 살펴본 뒤 후반부에서 현대 기후학의 발전 과정을 되짚는다. 이를 통해 대기가 인간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최근 10년간 건조한 날씨의 영향을 받아 지정되는 화재 시즌이 1년 내내로 바뀐 것이 기후변화가 화재에 있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고 일갈한다.

이같은 화재 양상은 이례적 현상이라기보다 인류의 중대한 성취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라는 주장이다.

인류가 야기한 산불 피해의 쓰나미는 결국 인류가 단합해 극복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