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기투항’ 결단 사회적 투자 배신할 텐가
수업 참여로 책임과 신뢰 세워야
2025년 04월 08일(화) 17:43 |
전남대 의대는 지난달 최종 복학 신청을 마친 재적 학생 중 의예과 2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4일까지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1학년만은 온라인 형태로 정규수업을 시작하고 이후 수업 참여 상황에 따라 대면 강의로 전환키로 했다. 하지만 전날부터 전환된 대면 강의가 대다수 학생들의 수업불참으로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 의대 역시 수업 참여가 저조해 대다수 수업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소수에 그쳤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올해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돌리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전원 복귀와 수업 정상화를 전제로 한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의료계에 또 다른 혼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백 번 양보해서 정부의 약속이 의료계의 요구에 턱없이 부족하더라도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동의하기 어렵다. 환자의 안전과 윤리적 책임이야말로 의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가치여야 한다.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되묻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대생의 수업 참여가 개인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위한 필수 의무라는 점에서도 집단 수업거부는 명분이 떨어진다.
정부는 그동안 의료계가 요구해온 필수의료 강화 등의 정책을 느리지만 추진 중이다. 의대생은 정부를 믿고 더 이상의 파국을 막겠다는 대승적 판단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작은 실수가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계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신뢰를 세우는 길이다. 제 목소리만 주장하는 극단적 사고는 그동안 양보하고 참아준 사회적 투자에 대한 배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