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쉬운 승리 공식, 위즈덤·나성범·최형우에 달렸다
25일 키움전서 나란히 홈런포 생산
나성범 14번째 연타석 담장 넘겨
최원준·최형우·위즈덤도 첫 아치
선발투수 올러의 6이닝 역투 도와
2025년 03월 26일(수) 17:56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KIA타이거즈의 나성범이 1회말 우월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시즌 초부터 KIA가 중심 타자들의 힘찬 날개짓으로 승리 공식을 굳히고 있다. 상대가 안타에 도루, 희생플라이로 이어지는 연계로 득점하면 KIA는 중심타자들의 홈런쇼를 포함 활화산 같은 타선으로 점수를 내 승부를 뒤집는다. 자연스럽게 선발 투수들은 마음 놓고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KIA는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11-6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의 승리 요인은 홈런으로 시작해 홈런으로 끝난 중심타자들의 해결 능력 덕이었다. 앞서 개막 2연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심타선 나성범, 위즈덤, 최형우가 보란듯이 홈런포를 가동했고 하위 타순으로 배치됐던 최원준도 솔로 홈런을 만들어 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KIA타이거즈의 주장인 나성범은 첫 타석이었던 1회말 추격을 알리는 2점 홈런을, 두번째 타석인 3회말에는 솔로홈런까지 연타로 터뜨렸다. 이번 연타석 홈런은 이번 시즌 1호이자 나성범의 14번째 기록이다.

이날 흥분으로 인해 첫 타석의 순간 어떻게 쳤는지 기억조차 못하고 있는 그는 많은 연습과 분석으로 몸에 베여있는 작전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나성범은 키움의 선발투수였던 김윤하의 직구에 늦게 반응해 헛스윙을 했고 마운드를 바라보니 주자는 3루, 내야수들과 유격수들이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까진 자신만의 스윙을 하기로 다짐했고 막상 2스트라이크가 되자 어떻게든 공을 쳐야겠다는 생각에 손목을 돌렸던 게 좋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성범은 “몇시즌 해보면서 느꼈는데 야구가 진짜 어려운게 타격이 참 쉽다가도 안 맞을 때 되면 또 한동안 안맞게 되다보니 컨트롤도 잘 해야하고 심적으로도 관리를 해야하는 것 같아 생각을 많이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언제나 홈런은 좋은 것 같다. 홈런을 치려고 해서 친 적은 없는데 홈런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터뜨린 KIA 타이거즈의 패트리 위즈덤이 경기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위즈덤은 타격감 회복과 함께 김도영의 부상으로 인한 3루 수비도 완벽하게 메웠다. 이범호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내야 3루를 봤던 점과 이전 2경기에서 볼넷 3개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선구안을 가진 위즈덤을 3루수 2번 타자로 전진 배치했다.

NC와의 개막시리즈 두 경기에서 단 1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던 위즈덤은 이날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고 추가 적시타까지 터뜨리며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와 다른 공을 상대로 적응하려다 보니 공을 친다기 보단 그저 지켜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며 “오늘 이후로 이제 숨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최형우도 이날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을, 최원준 역시 솔로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이들을 앞세운 KIA 타선은 5홈런을 포함해 장단17안타를 퍼부었고 경기를 11-6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앞선 지난 23일 NC와의 개막 2차전에선 2·3·4·5번 타자로 배치된 최원준, 나성범, 위즈덤, 최형우가 부진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최원준과 최형우가 각각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나성범은 4타수 1안타, 위즈덤은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팀의 4-5 패배를 안겼다. 특히 3-5로 뒤진 7회말 2사 3루에서 나성범은 뜬공으로 아웃되는 등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으며 최형우는 경기 전체에서 땅볼, 뜬공, 삼진, 삼진으로 공격 흐름이 끊기게 만들었다.

타선의 힘은 KIA 선발투수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고 있다. 경기 초반 실점을 하더라도 타선이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에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갖게 한다.

25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첫 승리를 기록한 아담 올러는 “나성범을 포함한 모든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6회까지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면서 “다음 등판에서도 오늘 좋았던 투구 내용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투수진의 호투와 중심타선의 타격감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KIA의 승수 쌓기는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