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보듬는 '포용디자인' 광주서 담론화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발표
'포용' 주제…네가지 관점 전시
세계·삶·모빌리티·미래 등 탐색
심포지엄 등 연계 프로그램도
"유연함과 수용의 정신 강조"
'포용' 주제…네가지 관점 전시
세계·삶·모빌리티·미래 등 탐색
심포지엄 등 연계 프로그램도
"유연함과 수용의 정신 강조"
2025년 03월 19일(수) 16:44 |
![]() 최수신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 18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찬 기자 |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올 하반기 ‘포용’을 주제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이를 소개하는 주제발표가 열렸다.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공식 주제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로 모든 존재를 안아주는 포용 디자인(Inclusive desing)의 가치와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장애인, 고령자 등 모든 이를 즐겁고 편하게 살 수 있게 돕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전시 공간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네 가지 관점으로 포용디자인 조망
전시는 총 네가지 소주제로 구성돼 각각의 주제로 전시관을 꾸민다.
먼저 ‘포용디자인과 세계’는 2000년대 이후 국가 정책적 과제로 부상한 포용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사회적 영향을 심도 있게 살펴본다. 박부비 큐레이터가 구상한 이 전시는 세계 각국의 대학 프로젝트를 통해 포용디자인을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지 확인할 기회다.
이경미 큐레이터가 기획한 ‘포용디자인과 삶’은 사용자의 차별 없는 접근과 사회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디자인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인 디자인 제품뿐 아니라 환경과 공공디자인까지 포괄하는 장면들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는 신체적으로 불편을 겪는 장애인에게 초점을 맞춰 이를 극복할 해결책을 이동수단의 디자인적 변화로 풀어낸다. 이 전시를 기획한 차두원 큐레이터는 이러한 이동 제약의 해법으로 광주 지하철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창희 큐레이터의 ‘포용디자인과 미래’는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포용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다양한 조건과 필요에 맞게 설계된 디자인 사례를 소개하고, 개인의 고유성과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디자인 흐름을 조명한다.
![]() 최수신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 18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주제발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찬 기자 |
전시 개막 주간에 맞춰 포용디자인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열린다.
이 기간 개최될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패트리샤 무어, 라마 기라우 등 세계 디자인 분야에서 손꼽히는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학문으로서의 포용디자인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세계 모든 디자이너에게 전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를 공표할 계획으로 학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 밖에도 국내외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초청해 ‘72시간 포용 디자인 챌린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용 메시지, 광주서 목소리 내야”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최수신 감독은 이날 “그간 10번의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왔지만, 올해는 더욱 특색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자 한다”며 “한 번의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닌, 지속적 가치를 발견하고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광주에 자리한 무등산은 높고 낮음이 없는 ‘무등’의 토대에 서 있다는 뜻으로 작명됐다. 이는 광주가 포용디자인을 담을 수 있는 적합한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른 소리가 모여 하나의 화음을 이루듯, 갈등과 간격을 뒤로 하고 유연함과 수용의 정신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포용디자인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의 궁극적 목표는 ‘디자인’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고 개인의 삶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제고”라며 “이번 전시 주제 또한 1인칭 시점의 세상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너’라는 포용적 시선의 뜻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포용디자인이란 명칭은 오랜 기간 사용돼 왔지만,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만큼 일회성 전시가 아닌, 지속적인 담론으로써 사회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재)광주비엔날레가 주관하며 이는 지난 2013년 개최된 제5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이후 12년 만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