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촉구 시위' 중 별세…전국적 애도 행렬
●신상길 보듬이나눔이 봉사회장
빈소 조문객 발길 계속 이어져
"인연 없지만"…일반시민도 추모
이재명·지역 정치인 조문 잇따라
"친위 군사쿠데타 책임 물을 것"
빈소 조문객 발길 계속 이어져
"인연 없지만"…일반시민도 추모
이재명·지역 정치인 조문 잇따라
"친위 군사쿠데타 책임 물을 것"
2025년 03월 18일(화) 18:02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 헌화·분향한 후 민주의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
18일 광주 서구 국빈장례문화원에 마련된 신 회장의 빈소에는 적막 속에서도 고인을 기리려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들은 슬픔을 억누르며 담담히 조문객들을 맞이했고, 고인의 지인들은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를 전하거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인과의 소중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고인이 생전 활동했던 복지단체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도 조화·조기를 보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특히 개인적 인연이 없었던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시민 김정수(71)씨는 “고인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지만, 같은 광주시민으로서 그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자 조문했다”며 “추운 날씨에 민주주의를 지키러 시위에 나섰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너무 가슴 아팠다. 혼란스러운 정국을 (시민) 모두가 조금씩 힘을 모아 타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과 함께 그의 헌신적인 삶도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고인은 지난 1988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보듬이나눔이 봉사단체’를 이끌며 아동센터와 노인복지관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경사에서 기쁨을 함께 나눴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큰 재난이 발생할 때도 언제나 현장 맨 앞에서 시민들과 고통을 함께했다.
생전 신 회장은 전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늘 마음속에 ‘죄를 지었다’는 빚이 있었다”며 “모든 사람에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단체장과 정치권 인사들도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SNS를 통해 “탄핵 촉구 시위 중 유명을 달리한 신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유언처럼 ‘윤 대통령 탄핵 과제’를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 유가족과 지역 주민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진숙(북구을), 양부남(서구을) 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오랜 시간 머물며 고인을 기렸다.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족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직접 신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 나라에 다시는 없을 것 같던 ‘군사쿠데타’를 국민들이 겨우내 막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기 위한 시민들의 일상적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민형배(광산을) 의원이 단식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고 신상길 회장 또한 탄핵을 위해 싸우다 유명을 달리했다. 여전히 눈발 날리는 추운 밤 길거리서 새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위중한 시기다. 경제·안보·평화·민생·민주주의 등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있다”며 “더 이상 국민들이 민주공화국의 가치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굶고 죽고 추위에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신속하게 군사 반란, 친위 군사 쿠데타에 대한 책임이 물어질 수 있도록 민주당이 죽을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8시15분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피켓 시위’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그간 고인은 민주당 운암3동협의회장으로서 지역 의원들과 함께 꾸준히 시위에 참여해왔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광주 8개 지역위원회와 광주시·5개 자치구에 ‘1인 시위 잠정 중단’을 요청했다.
정성현·윤준명 기자·정승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