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우승희>세계가 주목하는 영암형 지역순환경제 모델로
우승희 영암군수
2025년 03월 06일(목) 18:10
우리사회는 저출생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경제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낙수효과는 힘을 잃어가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력 격차는 커지며,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지방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영암군은 ‘영암형 지역순환경제’를 공동체를 살리는 지역경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순환경제는 지역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자산으로 쌓이는 모델이다. 지역에서 생산, 소비,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역의 성장과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영암형 지역순환경제는 영국 프레스턴이 2012년부터 추진하여 세계적 주목을 받은 ‘공동체자산구축(CWB)’ 모델에서 힘을 얻었다. 영국의 프레스턴시는 제조업 쇠퇴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공한 지역경제 모델이다.

프레스턴시는 대학과 병원 등 지역 앵커기관이 지역 내에서 노동력과 물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진보적 조달을 확대했다. 주민들의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의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사회적으로 활용하며 자산을 공동화했다. 지역금융으로 사회적 주택을 공급하고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프레스턴시는 영국에서 가장 낙후한 도시 하위 20%에서 5년 만에 가장 주목받는 도시 1위가 되었다.

영암군은 2023년 프레스턴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는 상호방문을 통해 두 도시의 순환경제 현장도 확인하고 국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통합형 지역순환경제 조례도 제정했다.

영암형 지역순환경제를 위해 영암군은 2023년 대불산단 경영자연합회, HD현대삼호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에는 영암쌀과 영암김치 등 농산물 공급 확대, 영암 청년 고용 확대,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지역화폐 이용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4월부터 대불산단 59개 기업에서 매월 20㎏들이 영암쌀 600~700포를 소비하여, 총 4682포를 구매했다. 이전 판매량은 40포에도 못 미쳤으니 110배를 넘는 성과다. 지역 농특산물 구매액은 2415만원, 영암사랑상품권 구매액은 1억367만원, 고향사랑기부금 기부액은 4670만원에 달했다.

초석을 다진 영암군은 올해부터 지역순환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공공급식과 로컬푸드 등 지역 농특산물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지역화폐인 ‘월출페이’를 매개로 한 기업 소상공인 주민 등 지역경제 주체들의 활성화도 꾀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기관의 지역 내 공공조달을 강화한다. 지역순환경제센터를 통해 행정과 기관, 민간경제 조직 간 네트워크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프레스턴 모델이 주는 의미는 지방에서 대안경제를 추진한 점, 지역의 시민과 기관 등 다양한 네트워크가 함께 이룩한 점,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점검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10여 년간 지역의 리더를 중심으로 협력의 시스템을 정착하여 지방에서 세계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암을 방문한 프레스턴 시의회 브라운 의장은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우리 스스로 나서자”며 공동체 자산 구축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방재정 악화와 인구감소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지금 우리나라 지방정부에 주는 경험과 검증된 메시지다.

영암형 지역순환경제가 프레스턴시의 공동체 자산 구축처럼 지역에서 희망을 만들고 공동체를 살린 또 하나의 세계적인 모델로 주목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