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세계 최대 규모 ‘AI데이터센터’ 들어선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 남서부” 보도
LG 창업주 손자 창립 투자그룹 주도
3GW 규모에 350억 달러 투자 예정
2028년 완공 목표…道와 협력 협약
김 지사, 샌프란시스코서 협의 진행
LG 창업주 손자 창립 투자그룹 주도
3GW 규모에 350억 달러 투자 예정
2028년 완공 목표…道와 협력 협약
김 지사, 샌프란시스코서 협의 진행
2025년 02월 19일(수) 18:19 |
![]() 전남도청 전경. |
19일 전남도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WSJ는 18일(현지시간) 3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남에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투자 규모는 최대 350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부인 텍사스 데이터센터보다 약 3배 큰 규모로,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1GW 이상의 전력을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드물다.
최근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의 확산으로 관련 전력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다.
실제 지난 2023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340TWh(테라와트시)로, 같은 해 대한민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인 546TWh와 비교해도 62.27%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 중인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한국 외에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지에서 저렴한 토지와 인건비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단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는 미국의 투자그룹인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그룹의 공동 창립자는 LG 창업주 손자인 브라이언 구(Brian Koo)와 런던 및 요르단에 기반을 둔 투자사 BADR 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민 바드르엘딘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스톡 팜 로드’는 초기 투자금으로 10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장기적으로 최대 350억 달러까지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구는 “현재 한국의 데이터센터는 주로 국내 수요를 맞추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서부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서부’ 지역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전력 및 수자원 확보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전남도와 협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남지역이 데이터 센터가 들어설 장소로 점쳐졌다.
실제 전남도는 지난 5일 도청에서 ‘스톡 팜 로드’의 자회사인 퍼힐스(Fir Hills)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상호협력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오는 24일부터 3월1일까지로 예정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방문 기간 중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사는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국제적인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부지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규모와 장소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오는 26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투자사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협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미국에서의 협약 이후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게 될 경우 전남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지방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뿐만 아니라 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한국의 AI산업 또한 급부상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