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활력을 발레로 깨우다"…'Voice of Spring'
●광주시립발레단 기획공연 발레살롱콘서트Ⅰ
빛고을 시민문화관서 내달 21~22일
발레뤼스의 레퍼토리 재구성해 초연
박경숙 예술감독 총연출·해설 선봬
"아름답고 우아한 앙상블의 향연"
2025년 02월 18일(화) 18:24
광주시립발레단의 기획공연 발레살롱콘서트Ⅰ ‘Voice of Spring’ 포스터.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지난해 3월8~9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광주시립발레단의 ‘Voice of Spring’ 공연 무대.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봄의 활력을 화려한 발레의 예술적 움직임과 함께 체감할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

18일 광주예술의전당에 따르면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총연출과 해설을 맡은 기획공연 발레살롱콘서트Ⅰ ‘Voice of Spring’은 광주 남구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다음달 21~22일 개최된다.

기획공연 시리즈 ‘Voice of Spring’은 광주시립발레단이 매년 첫 공연으로 선보이며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깊이 감상할 수 있는 발레 무대로 손꼽힌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현대발레의 효시로 꼽히는 ‘러시아 발레단’이라는 뜻의 ‘발레 뤼스’다. 1909년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세운 발레단으로 20년간 활약하며 발레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클래식 발레의 매너리즘에 돌파구를 찾고 있던 발레를 당대 예술계의 수많은 천재와 협업해 종합예술로 자리매김한 것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발레 뤼스의 제1기에 해당하는 레퍼토리로 미하일 포킨이 안무한 작품들로 구성했다. 우아함이 돋보이는 ‘레 실피드’, 남자 요정을 등장시킨 ‘장미의 정’, 에로티시즘을 강조하는 ‘세헤라자데’, 스트라빈스키의 존재를 알린 ‘불새’, 이국적 생기가 넘치는 ‘폴로비츠인의 춤’ 등 총 다섯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첫 무대로 선보일 ‘레 실피드’는 특별한 줄거리 없이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는 쇼팽의 짧은 피아노곡들로 구성됐다. 곡에 맞춰 앙상블·솔로·듀엣 등으로 나뉘며 달빛이 비치는 숲속의 꿈같은 장면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이어 ‘장미의 정’이 공연된다. 테오필 고티에의 시 ‘나는 장미의 요정, 어젯밤 무도회에 당신이 나를 데려가 주었다’에서 떠오른 영감이 배경이 돼 베버의 왈츠 ‘무도회의 권유’를 베를리오즈가 교향곡으로 편곡해 사용한 작품이다. 무도회에서 한 송이 장미를 받아 돌아온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잠들어 꿈속에서 장미의 정령과 함께 춤을 춘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다.

‘세헤라자데’는 옛 페르시아의 이국적인 현란함과 신비로운 의상, 무대장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천일야화’를 소재로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작곡한 발레극으로 유럽의 예술, 패션, 건축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전무후무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열정적인 안무와 화려한 디자인으 발레뤼스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에도 관객들의 호응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월8~9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광주시립발레단의 ‘Voice of Spring’ 공연 무대.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를 예술계에 각인시킨 작품으로 유명한 ‘불새’는 러시아의 옛 전설을 소재로 러시아적인 색채를 짙게 풍기고 있다. 환상적이면서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관객들로부터 매혹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마왕 카스체이의 나라에 도착한 이반왕자가 우연히 불새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신뢰와 사랑을 다룬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선보일 무대는 불새와 이반왕자의 첫 만남을 그린 2인무로 불새의 몸짓과 표정 연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 작품은 ‘폴로비츠인의 춤’이다. 이 작품은 공작 이고르가 유목민족을 정벌하려다 포로로 잡힌 뒤 탈출하기까지의 사건을 그린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 2막에 나오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구성됐다. 포로로 잡혀 침울한 생활을 보내는 이고르를 위해 마련된 가무 잔치로, 귀에 익은 웅장하고 역동적인 음악과 진취적이며 호방한 전사들의 춤, 신비로운 여인들이 선보이는 애절한 춤사위가 절묘한 대비를 이루며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박경숙 예술감독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생동감과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으로 봄을 여는 광주시립발레단의 첫 공연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관객들은 발레단이 준비한 고도의 기술과 함께 연극적 요소가 아우러진 극적인 무대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