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김영집>한국형 AI를 개발하라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2025년 02월 12일(수) 17:18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중국의 딥시크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중국발 AI가 무적이라던 AI 강국 미국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루만에 17%로 떨어졌다. 연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환호 속에 기조연설을 하며 AI의 미래를 제시했던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 그리고 세계 최강 AI 강국을 열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당혹감에 빠져 전격 회동을 했다.

챗GPT로 새로운 AI시대를 선도하던 오픈 AI의 샘 올트만도 메타(Meta)의 저커버그도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빅테크가 쓴 개발비용의 10분의 1 수준의 80억원(557만 달러) 정도로 챗GPT와 같은 수준의 AI 딥시크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미국 AI 기업이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중국 화웨이가 개발한 싼 AI 반도체 칩을 사용했다. 저가의 반도체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미국의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려 버렸다.

딥시크 충격이 있기 전 이미 딥시크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 본 필자는 딥시크의 성능이 챗GPT에 버금간다는데 놀랐다. 개발사의 보고서엔 개발학습 기간이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 더 놀랐다.

그런데 필자는 이미 중국 AI 굴기의 성공을 예견하고 있었다. 2017년 중국 정부는 ‘차세대 AI발전계획’을 내 놓고 2030년 AI 최강국을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중국은 2023년 기준 140조원을 투자했고, AI 연구 논문 수에서 세계 1위로 부상했다.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화웨이(Huawei) 센스타임(SenseTime) 등 중국 AI 기업은 급성장했다. 2023년에 화웨이는 7 나노미터 공정의 AI 칩 개발에 성공해 중국 반도체 자립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부투자에 시장경쟁력 그리고 기술력마저 미국 한국 대만 일본을 따라잡았으니 약간의 시차만 있지 오늘은 이미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더 놀랄 일은 이런 AI 대기업 외에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AI 창업기업들이 탄생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급성장해 가고 있었다. 딥시크 창업자 양원펑도 그 중 하나였다. 중국 저장대 출신으로 2015년부터 대학동창들과 사업을 하다 2023년 딥시크를 창업했고 AI 모델을 발표했다.

해외유학파를 단 1명도 고용하지 않고 200여명의 국내 기술인력을 모아 딥시크 개발에 성공하는 신화를 썼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이 개발한 기술의 오픈소스도 모두 공개했는데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서 부터다. 이렇게 중국이 발전하고 있을 때 우리는 뭘 하고 있었을까. 바로 그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한국 정부는 첨단에 4차 산업혁명을 떠들고 있었음에도 세계 강국을 위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 와서 최악이었다.

삼성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중국이 절대 한국의 기술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자만했고, 네이버 카카오 등 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들도 국내 독점에 안주했다.

AI 도시 광주도 이제 데이터 인프라를 만드는 수준이다. 그 중 신진 AI창업자들이 나타나 혁신적 개발을 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투자수준은 미흡하다.

사실 국내에도 중국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한국형 딥시크 AI를 개발한 싹은 많다. 문제는 정부다. 문제는 대기업이다.

한국도 광주도 챗GPT 딥시크를 능가하는 AI를 개발할 저력은 있다. AI 최강 국가와 지역을 만들려는 의지와 계획, 투자와 상상력이 지금 필요한 때인 것이다. 어서 새정부가 등장해 한국형 AI 개발에 매진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