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끌어내라’ 지시 부인
헌재 탄핵심판 5차 변론서 발언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증언 거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증언 거부
2025년 02월 04일(화) 17:17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윤 대통령은 4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증언이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얻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기억에 따라 얘기하는 것을 대통령으로서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상식에 근거해 본다면 이 사안의 실체가 어떤 건지 잘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전 사령관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이 전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고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은 이에 관해 “수천 명의 민간인이 경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국회의사당 본관에도 수백명이 있었을 것”이라며 “계엄이 해제되고 군 철수 지시가 이뤄졌는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관해서 양측 대리인단과 재판관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힌 내용 중 대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증인을 직접 신문하는 것은 금지하되, 증언이 끝난 뒤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재판관 평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문 대행은 설명했다.
한편 국회측은 윤 대통령 측을 향해 헌법재판소에 대한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헌재 앞에서 변론기일 출석에 앞서 “헌재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재판관 개인에 대한 신상털기와 협박이 횡행하고 있다”며 “해괴한 요술로 불의한 재판관이라고 낙인 찍고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 불복을 선동하며 헌재를 휩쓸 것이라는 섬뜩한 광기마저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에 대한 공격은 그 자체가 헌법 파괴이고 제2의 내란 책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형법 91조의 국헌문란(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 누구나 헌법과 사법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 죄를 지었다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각오하고 나선 길 아닌가. 쩨쩨하게 굴지 마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