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김남철>다시, 교육을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
2025년 02월 02일(일) 17:32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
지금 대한민국은 대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말연시에 새로운 희망을 말하고, 일년 계획을 세워야 할 때 국민들은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란 수괴와 동조자들은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있다.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며 아집과 독선으로 노골적인 내란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중권력 상태이다. 내란범들의 면면을 보면 수재로 불리며 대학서열체제의 정점에 있는 대학을 나왔고, 육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고 졸업했던 자들이 대부분이다. 학창 시절 공부 잘했던 자들이 권력을 잡아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골몰했고, 급기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지금까지 낡은 교육체제는 시험성적은 좋으나 인성은 엉망진창인 괴물들을 양산해 왔다. 낡은 교육체제는 시험성적을 곧 능력으로 등치시키면서 괴물들이 국가의 중요한 위치에서 기득권을 지키는데 혈안이 되었다. 청소년들에게 주입식 교육, 문제 풀이 훈련을 강요하면서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진 시민의 탄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그리고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며 경쟁을 내면화시키면서 소통, 협력, 연대하는 인간 본성의 발달을 가로막았다. 어쩌면 이 나라 최고의 엘리트라고 불리던 자들이 내란을 일으키고, 이를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자들이 등장하게 된 것은 낡은 교육체제를 바꾸지 못한 참담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낡은 교육체제와 결별해야 한다. 언제까지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고, 학교를 줄 세우고 학벌에 따라 차별하는 사회를 용인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청소년들의 자살을 방치할 것인가? 언제까지 개인과 가족이 아이 돌봄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언제까지 학교소멸과 지방소멸을 방치할 것인가? 언제까지 교육이 개인의 영달과 기업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교육을 시장과 관료의 손에 맡길 것인가?

위기는 낡은 것은 사라져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나타나지 않기에 발생한다. 새로운 것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우리가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시작은 낡은 교육체제와 단절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희망은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더 이상 낡은 교육체제에 기대어 기득권 세력이 된 정치인들과 정부 관료들이 교육 대전환을 이뤄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위기의 대한민국, 위기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 시민들이듯 낡은 교육체제, 위기의 한국교육을 바꾸어 내는 것도 시민들이다. 지금 광장에서 시민들은 탄핵을 넘어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함께 그리기 시작하였다.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들이 광장에 모여 차별 없는 세상, 평등한 세상, 안전한 세상, 자연과 공존하는 세상을 위한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 지난 1월 18일 시민이 손으로 만드는 교육대전환 출범을 위한 자리에 함께 했다. ‘2022 한국 교육대전환 선언’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유아교육, 초중등교육, 대학교육, 평생교육, 직업교육, 대안교육의 개혁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하면서 교육대전환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2025년 1월 18일 내란 정국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교육대전환 운동’의 시작을 결의했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대학서열 체제와 입시 경쟁교육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발달을 중심에 둔 유아교육, 초·중등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과 아이돌봄을 개인과 가족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서로돌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에 걸쳐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주민자치와 교육자치가 결합된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기술 발전이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으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교육제체를 구축하고, 교육이 시장과 관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관여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모름지기 교육은 한 개인의 성장과 발달은 물론 사회의 재생산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집단적이고 사회적 실천활동이다. 기존의 낡은 교육이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골몰했다면, 새로운 교육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대전환 시대에 더 깊고 넓은 민주주의는 교육대전환을 통해 완성될 것이다. 그것만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가장 기본이다. 교육이 변해야 세상이 바로 선다. 이제 교육대전환의 패러다임을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