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명계, 이재명 ‘일극’ 비판 비명계 달래기
조승래 “당 생태계 분열 방향은 곤란”
정성호 “김경수, 당 승리 역할 고민을”
박용진 “다음정권 민주?…반성해야”
2025년 01월 30일(목) 16:02
조승래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핵심인사들이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가 ‘비명계 달래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내부에서 갈등하는 양상이 도움이 될 게 없다는 판단 아래, ‘견제성 달래기’를 하는 모양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30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에 나와, 비명계 목소리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이 민주당이라는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다양성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도까지 가서는 안 되겠다”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같은 당의 주요 정치 자원들이 적어도 그런 태도를 갖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비명계 구심점으로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향해, “혹시나 있을지 모를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그런 고민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는 분도 많이 계신데 사실 억울한 측면도 많이 있다. 우리 세력이 다 결집돼서 대선에서 승리해야만 그런 점들을 풀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김 전 지사도 결국 당의 승리를 위해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명계를 향한 견제도 시작되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김경수 전 지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대선 후보가 되려면 분명한 비전과 가치 노선이 있어야 되고 이에 동의하는 당원·지지자 조직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 이후 한 때 구속돼 있었고 이후에는 외국에 갔다 오셨기 때문에 그런 공백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가 패배한 이유 중에 하나로 당이 통합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는 이날도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박용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나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 몸에 밴 선민의식, 실력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느껴지는 잘난 척. 이런 모습이 달라지지 않아도 윤석열이 탄핵당하면 다음 정권은 무조건 민주당 차지가 될까”라며 “지금 당에 낡은 것이 너무 많다. 우리는 너무 쉽게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달라져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이재명 한 명 탓하는 것으로 쌓여 있는 문제에 눈 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자꾸 질문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답을 찾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당 쇄신을 주문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지난 29일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이 대표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공천을 받지 못했던 ‘비명 횡사’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며 이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를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을 고리로 비명계가 규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