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야 잠룡들 '꿈틀'
‘신(新) 3김’ 비판 목소리 높여
비명계 개헌 중심 결집 가능성
지지율 고전에 반감 여론 부상
"당내 경선 경쟁력 유무엔 의문"
2025년 01월 29일(수) 07:16
차기 야권 대선주자.(왼쪽부터) 이재명, 김동연, 김부겸, 김경수.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 현상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이 겹치면서 야권 잠룡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 대표 선거법 2심 선고가 이르면 3월에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명계들은 보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탄핵 정국뿐 아니라 당내 현안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신(新) 3김’ 인사들이 대표적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민주당 원내 전략, 이재명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 등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외 활동을 늘리는 추세다.

김동연 지사는 인물과 정책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추경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 대표 대표 공약인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두고 “전국민 지원 방식이 아니라 선별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낙천한 전해철 전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을 경기도로 영입한 전력도 있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다보스 행사 참석 등 경제와 정책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지지자들이 개별적으로 모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라디오 출연, 공개 간담회 등을 통해 민주당 전략에 공개적인 쓴소리를 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비판했을 뿐 아니라 최근 여론조사 하락 원인을 두고서는 민주당 강공 일변도 전략을 꼽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조금씩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지금 총만 안 들었지, 거의 내전 상태인 만큼 우리 사회와 정치가 어떻게 이런 수준이 됐는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명계는 개헌 의제도 적극 제시하고 있다. 개헌 논의에 선을 그은 이 대표와는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23일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출범을 목표로 한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 등 비명계가 다수 참석했는데 이들이 개헌을 중심으로 결집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전 지사는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는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이 대표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총선 직후 이 대표 중심의 민주당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잠잠했던 비명계가 최근 들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민주당 지지율이 탄핵 국면에서도 국민의힘에 역전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 대한 반감 여론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존재하는 만큼 비명계가 공개적으로 이 대표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취지다.

친문계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페이스북 글을 써 이 대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 선거법 2심 심리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비명계 운신의 폭이 넓어진 측면도 작용했다. 이 대표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월26일 결심공판을 열겠다고 결정해 3월 중으로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선거법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을 경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가 2심에서 유죄를 받아도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선거법 2심 선고가 3월께 나온다고 해도 그때쯤이면 사실상 조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으로 예상되지 않나”라며 “지금 이 대표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후보들이 활동을 한다고 해도 당내 경선에서 얼마나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