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국시’ 설 연휴에도 영업…“끼니 걱정 덜어 다행”
상무1동·금호1동 식당 가보니
오픈 시간부터 손님들로 매장 '북적'
서구, 천원국시 2곳 설 명절 운영
홀몸 어르신 등에 대체식 제공도
"소외되는 시민 없도록 도울 것"
2025년 01월 23일(목) 18:25
23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1동 천원국시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국수를 먹고 있다. 정상아 기자
설 연휴를 앞둔 23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금호1동(금화로 103번길 5) 천원국시 매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국수를 찾아 온 시민들로 오픈 시간부터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매장 문이 열리자 손님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번호표를 뽑아 자리를 잡았고, 이내 차례대로 국수를 받아 갔다.

따뜻한 국수를 한 그릇 받아든 이성열(70)씨는 설 연휴 기간에도 문을 연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그는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자주 찾게 된다”며 “연휴 동안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했는데, 명절에도 운영하니 너무 감사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잘 먹고 간다’고 말하며 걸음을 옮기던 한 손님은 매장 한쪽에 마련된 나눔냉장고에서 즉석식품을 챙겨가라는 직원의 말에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처음 매장이 생겼을 때부터 일했다는 차송자(64)씨는 “원래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했었는데, 좋은 취지로 운영되는 곳이 마련된다는 소식에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싶어 일하게 됐다”며 “더 홍보가 많이 돼서 취약계층 이웃들이 찾아와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3일 광주 서구 상무1동 천원국시 매장 내부는 국수를 먹기 위해 방문한 손님들로 가득했다. 정상아 기자
같은 날 상무1동(쌍촌마을어울림센터 1층) 천원국시 매장 역시 연휴를 앞두고 많은 손님이 방문해 국수를 먹고 있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이근옥(78)씨는 “가격이 저렴한데 맛까지 좋아 지인들과 자주 온다. 매장에서 오다가다 만난 이웃들과 대화를 하는 등 소통의 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며 “긴 설 연휴를 혼자 보낼까 봐 걱정했는데 천원국시 덕에 따뜻한 명절을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광주 서구가 운영 중인 천원국시는 취약계층 이웃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서구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직원으로 나서면서 끼니 해결과 일자리 제공 효과를 내고 있다.

천원국시는 점심시간에 운영되며 65세 이상 어르신과 2인 이상 가족동반이용자는 국수 한 그릇당 1000원, 그 외 주민들은 3000원을 받는다.

서구는 설 연휴 기간에도 매장을 운영해 끼니 해결이 어려운 독거노인, 저소득층을 위해 온정 나눔을 이어간다.

서구는 설 당일(29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24~28일) 동안 두 매장을 무료로 운영하며, 결식 우려가 있는 주민들에게 하루 100그릇씩 국수를 제공할 계획이다.

설 연휴 기간에는 국수 제공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도 병행한다. 천원국시 매장을 찾은 이용자들에게는 4인분 분량의 설맞이 국수 키트를 배부하며, 매장 내 나눔냉장고를 통해 즉석식품과 식재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구는 또 독거 어르신과 결식 우려가 있는 2000여 세대에 부서 간 협업을 통해 밀키트와 같은 대체식을 지원하며, 설 연휴 전날인 24일에는 서구노인종합복지관과 서빛마루시니어센터에서 명절 특식을 마련해 온정을 나눌 계획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설 명절에 끼니 걱정이 앞서고, 외로움이 커지는 이웃들이 많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놓치지 않는 것부터 ‘복지틈새 제로(0), 열두달이 행복한 착한도시 서구’ 실현이 시작된다”며 “따뜻한 온기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한 설 명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