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여수공항 ‘방위각 시설’ 철거 후 재설치
국토부, 7개 공항 시설 개선
광주공항, 성토 덮어 지하화
안전구역 확대…EMAS 검토
설계 발주…올 상반기내 추진
2025년 01월 22일(수) 17:40
지난 18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국내공항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대한 개선사업이 추진된다. 무안국제공항과 여수공항은 기존 둔덕을 제거하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방위각 시설을 재설치한다. 또 광주공항은 방위각 시설을 지하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공항시설 안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전국공항 15개 공항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안전점검과 관계기관회의, 전문가 회의를 거쳐 방안이 마련됐다. 대상은 대형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을 비롯해 광주공항, 여수공항 등 7개 공항이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2m 높이의 둔덕과 사고 여객기 충돌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로컬라이저 둔덕의 기초대를 지하화하거나,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재설치하는 등 두가지 방식으로 개선을 검토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특별안전점검결과를 통해 방위각시설의 개선이 필요한 공항은 무안공항과 김해국제공항(2개소), 제주국제공항, 광주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사천공항(2개소) 등 총 7개 공항, 9개 시설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7개 공항에 방위각시설의 기초대를 지하화하는 방안과 경량철골 구조로 교체하는 방안을 설계 과정부터 병행 검토할 방침이다.

광주공항과 포항경주공항, 김해, 사천공항은 방위각 시설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들 공항은 방위각시설의 높이가 70㎝이하로 낮아 성토를 덮어 기초대를 지하화할 예정이다. 항공기가 활주로 끝을 넘어설 경우 성토로 덮은 방위각 시설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또한 무안공항과 여수공항은 기존 둔덕을 제거하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방위각 시설을 재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무안과 여수공항의 방위각 시설 높이는 각각 2m와 4m로 높아 기존 둔덕을 철거하고 방위각시설을 재설치할 전망이다.

제주국제공항은 H형 철골구조물이 부러지기 쉬운 구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정밀분석에 착수해 검토결과에 따라 별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개선방안 발표 즉시 설계 발주에 착수하고 각종 인허가 및 관계기관 협의기간을 단축해 올 상반기 내에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홍락 공항정책관은 “방위각시설 개선방안은 7.5cm 이상 도출되지 않아야 하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경사도가 비행장 설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착륙대는 최대 1.5%, 안전구역은 5% 경사 기준. 세 가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방위각 시설 성능 기준을 신호 세기나 안전성을 충족시키도록 설치돼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부는 활주로 안전구역이 권고 수준 240m에 미달하는 무안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사천공항, 울산공항, 원주공항 등 총 7개 공항에 대해서는 안전구역 확대를 추진하고, 공항 내에서 충분한 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경우는 전문가 검토를 통해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EMAS) 도입도 추진한다.

활주로 이탈방지 시스템인 EMAS는 활주로 끝단에 부서지기 쉬운 시멘트 블록을 설치해 항공기에 제동력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울산공항과 원주공항은 안전구역(현재 90m)을 확대하거나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EMAS)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건설중인 신공항의 경우 흑산, 울릉, 백령공항의 지형 등 여건을 검토해 EMAS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호준 국토부 공항건설팀장은 “국내 규정상 EMAS는 활주로 끝단의 착륙대와 종단안전구역 이후에 설치하게 돼 있다”며 “(항공기가)활주로 이탈 발생했을 때 오버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설치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EMAS의 도입을 위해 전문가 TF를 이달 구성하고, 해외사례를 분석, 설치 및 유지관리 기준과 국내공항 적용방안을 담은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오는 4월 발표 예정할 예정이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